경제 · 금융

[정보통신] "펜티엄Ⅲ PC 9월이후 사라"

「펜티엄Ⅱ냐, 펜티엄Ⅲ냐」인텔의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인 펜티엄Ⅲ를 탑재한 PC가 졸업·입학시즌과 맞물려 26일부터 일제히 출시되자 PC를 사려는 사람들이 어떤 PC를 사야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펜티엄Ⅲ를 사려면 9월 이후에 사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컴퓨터 구입에서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역시 가격과 성능. 가격면에서 삼성전자·삼보컴퓨터·대우통신 등이 내놓은 펜티엄Ⅲ 컴퓨터는 230~400만원선으로 펜티엄Ⅱ제품에 비해 40만원~100만원 비싸다. 펜티엄Ⅲ 칩의 가격이 출시 초기인 탓에 1개당 482달러로 매우 고가이기 때문이다. 반면 펜티엄Ⅲ 컴퓨터 성능은 펜티엄Ⅱ와 큰 차이가 없다. 인텔이 펜티엄Ⅲ 칩의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멀티미디어와 음성인식 기능이다. 그러나 아직 관련 SW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 멀티미디어기능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이들 소프트웨어는 3~6개월이나 지나야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또 펜티엄Ⅲ PC의 개인ID 보안기능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오류가 발견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펜티엄Ⅲ 칩이 제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820칩셋(일명 카미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출시되고 있는 펜티엄Ⅲ 컴퓨터에는 펜티엄Ⅱ 컴퓨터에 사용하는 BX칩셋이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무늬만 펜티엄Ⅲ」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칩셋이란 CPU와 메모리, 그래픽카드 등 주변 장치 사이에 위치한 부품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결정해준다. BX칩셋은 100㎒, 820칩셋은 133㎒를 지원한다. BX칩셋을 사용하게 되면 CPU속도가 빨라져도 주변기기와 데이터 교환이 늦어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인텔은 820칩셋을 9월께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펜티엄Ⅲ PC를 9월 이후에 사라는 것은 그래서 나온 얘기다. 전화선의 느린 인터넷 접속속도도 문제. 접속속도가 현재의 56KBPS에서 더 빨라지기 전에 CPU 성능만 향상시켜봐야 「개 발에 편자」 꼴이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출시후 2~3개월만 지나면 컴퓨터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성급히 신제품을 구입하지 말 것을 권한다. 특히 인텔을 바짝 추격하며 위협하고 있는 경쟁사 AMD가 최근 새 CPU로 K6-Ⅲ를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펜티엄Ⅲ보다 성능이 우수한 K7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가격 인하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조차 펜티엄Ⅲ에 대해 회의적이다. 인텔의 대대적인 판촉 지원에도 불구하고 각사마다 1,000대 미만을 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과의 관계를 고려해 제품을 출시했을 뿐 판매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문병도 기자】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펜티엄Ⅲ PC에 탑재한 인텔의 칩. 펜티엄Ⅲ PC는 「입춘 전에 튀어나온 개구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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