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 동반자 '택배'

정보화 사회가 급진전 될수록 유통분야는 인터넷과 택배(宅配)라는 쌍두마차 체제에 의해 발전되어 갈 것이다.지난 70년대 이후 전통적인 5일장 시대를 마감하고 백화점과 슈퍼마켓·전문상가 중심의 소매 물류 체제를 구축해 온 국내 유통시장에 대대적인 혁명이 시작될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인터넷은 화폐거래 중심의 시장활동을 가정의 안방으로 끌어들였다. 이른바 전자상거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의 시장에서 누구나 세계 각국의 물품을 직접 사고 팔 수 있는 국경없는 시장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사이버 마켓이 안방을 차지할 전망이다. 사이버마켓이 급성장 할수록 각광받는 분야는 역시 택배일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해도 주문상품이 고객앞에 전달되어야만 비로소 거래행위가 종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택배는 E-비즈니스의 동반자인 셈이다. 전자상거래의 전망이 장밋빛으로 비쳐지자 국내 대기업들은 너도나도 전자상거래에 뛰어드는 동시에 택배사업에도 참여하고 있고, 이를 더욱 넓혀 갈 태세다. 하지만 택배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다.택배는 장치산업이자 많은 인프라가 투자되는 네트워크 산업이요, 시스템적인 용역산업이다. 이 때문에 사업초기 네트워크 구축과 설비장치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택배기술 또한 제조업의 기술처럼 전수나 연구개발이 용이한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적, 시스템적 노하우가 긴요한 3차 산업인 것이다. 시장상황도 역시 아직까지 발아(發芽)단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국내택배 시장의 물량 1억개중 55%는 이른바 빅3(대한통운 현대 한진)가 점유했고 나머지는 군소업체들이 상호연계하여 차지했다. 빅3 역시 지난 7~8년간 투자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한채 시장개척에 주력해 이제서야 적정 시스템 구축에 접어들었다. 뒤늦게 대기업들이 기존택배 업체들을 흡수 합병하거나 창업하는 방식으로 택배사업에 뛰어들고 중소업체도 무조건 덤벼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제한된 국내시장 과잉투자로 인한 과당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서비스 저하와 시장질서 혼란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물류산업이 성장은 커녕 공멸의 길을 걷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전자상거래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기존 전문업체들과의 업무제휴를 추진, 상호보완적 이익을 창출해 나가면서 국내 택배산업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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