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아우디 A3 2.0 TFSI

시속 230㎞의 짜릿함 당당한 뒤태에 반하다<br>탁월한 주행성능·안정된 무게중심<br>다이내믹한 내부 인테리어도 매력<br>'4년연속 올해의 엔진' 명성 그대로


독일 뮌헨 켐핀스키 공항 아우디 전시장에서 남쪽으로 89.7㎞ 떨어진 도나우 아발론까지의 왕복 시승 코스. 구불구불한 산길과 아우토반이 적당히 섞여 있는 독일의 지방 간선도로는 아우디 A3 2.0 TFSI가 매력을 발산하기에 최적의 코스였다. 간선도로에서 만난 작은 차체의 A3는 욕심 없어 보이는 독일 시골마을의 집과 꽤나 잘 어울렸다. 아우디 A3 TFSI의 앞 유리에 투영되는 뮌헨의 한적한 시골마을은 그야말로 그림 엽서 모음집이었다. 차를 초원길에 멈춰 세워놓고 멀찌감치 떨어져 감상했다. A3는 바우하우스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디자인 명제 가운데 지킬 것은 지키고 버릴 것은 버렸다고 보면 된다.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많이 화려해진 아우디답지 않게 정교함과 정숙함을 갖췄으면서도 21세기 아우디가 추구하는 감수성을 동시에 갖췄다. ‘적당히’ 현란해진 셈이다. 싱글프레임 그릴과 아우디의 S모델들에서 보던 다이내믹한 모습의 범퍼, 곡선으로 처리된 헤드라이트 트림, 야수의 눈을 연상시켜 화려함을 더한 LED 램프, 당당한 뒤태, 유려한 사이드 라인이 우아하면서도 강인상 인상을 풍겼다. 비포장 간선도로 위에서 A3는 자신이 가진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워낙 작은 차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가지고 노는 재미가 느껴졌다. 만지는 대로 반응했다. 편안한 핸들링과 승차감은 주인이 경치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요술램프의 지니 같았다. 적당한 내리막길. 아우토반도 아닌 길에서 용감하게 제로백 테스트를 해봤다. 정지된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단 7초가 걸렸다. 제원상에 표시된 6.9초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뱀 허리처럼 감기는 길에서는 A3가 제 성능을 맘껏 발휘했다. 엔진의 순간 가속력이 높고 차의 움직임도 기민했다. 드디어 아우토반.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기어가 순식간에 6단으로 진입했다.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기어가 급속히 고단으로 변속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2개의 클러치가 나란히 붙어 있는 형태의 듀얼클러치 아우디 S-트로닉 트랜스미션의 진가가 느껴졌다. 절도 있게 끊어지는 변속 타이밍, 현란하게 움직이는 주황색 RPM 게이지와 힘차게 치솟는 속도 게이지가 작은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처럼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듯했다. 속도계는 무려 230㎞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때문에 정말 작은 차가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전륜 구동임에도 불구하고 무게중심이 치우치지 않는다. 실력과 균형감을 갖춘 운동선수 같다. 200㎞/h를 넘나드는 속도에 금세 익숙해졌다. 고속에서의 핸들링이 칼처럼 날카롭다. 내달릴수록 땅과의 일체감이 커진다. 온순한 데시벨의 낮은 엔진음이 귀를 즐겁게 했다. 창문을 열었다. 그제서야 속도가 주는 짜릿함을 즐길 수 있었다. 이 같은 퍼포먼스를 가능하게 한 것은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에 선정된 2.0TFSI 엔진(2,000㏄) 때문이다. 아우디만의 가솔린 직분사 TFSI 엔진으로 특히 배기량 대비 큰 힘을 내는 것이 특징. 부드러움에 빠른 반응속도, 뛰어난 출력, 우수한 연비까지 갖췄다. 내부 인테리어도 새 단장했다. 알루미늄 룩을 적용해 더욱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한편 인테리어와 각종 스위치들, 파노라마 선루프가 주는 개방감이 역시 자동차 업계 인테리어 디자인의 표준으로 꼽힐 만큼 운전자를 배려한 구석이 짙게 배어 있다. 뒷좌석 공간은 동급의 현대 i30에 비해 좁다. 독일 차의 특성상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앉아보니 역시 썩 편하지는 않다. 뒷공간이 적기 때문에 발이 크거나 다리가 긴 사람에게는 불편할 듯하다. 아우디는 A3를 마니아적인 성격이 짙은 차로 만들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소형 해지백을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대중을 배려한 흔적이 발견됐다. 최대 1,100리터에 이르는 트렁크 용량도 장거리 여행자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 트렁크 바닥을 꺼내어 뒤집으면 수납함으로 변신, 젖은 스케이트 부츠를 넣어도 손상되지 않겠다. 트렁크의 햇빛 가리개와 쇼핑백 걸이에서 세심한 배려의 정수를 보여준다. A3는 프리미엄 브랜드지만 대중적인 성격이 더 강한데다 승차감도 꽤 좋다. 4,000만원 초반인 가격도 매력적이다. 아우디 A3는 1996년 1세대 모델이 등장한 이래 현재까지 19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2003년 풀체인지된 2세대 A3 모델은 탁월한 주행성능과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혁신적인 기술의 3박자를 바탕으로 최근 1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5도어 프리미엄 해치백 아우디 A3, 오는 10월이면 한국의 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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