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추세반전은 “아직…”

옵션만기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순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외국인이 선ㆍ현물을 동시에 순매도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기관의 꾸준한 매수세에다 개인자금도 조금씩 증시로 유입되면서 증시 수급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오름세를 타기 힘들다는 것을 입증해 준 장세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외국인 자금이 들어와야만 증시의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라크전쟁ㆍ북핵문제 등 불확실한 대외 변수들이 많아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수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개인자금이 증시로 들어오고는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은 13일 옵션만기일을 맞아 외국인의 대규모의 선물 매도에 영향을 받아 전일보다 7.62포인트 떨어진 575.67 포인트로 마감했다. 장중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인덱스펀드에 4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낙폭을 줄였다. 또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는 오히려 265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 약세는 전일 미국 시장의 하락세에다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윤철 부총리의 국회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기 때문이다. ◇수급개선 기대감 `솔솔`=최근 기관이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는데다 개인자금도 조금씩 증시로 돌아오는 것으로 감지되면서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투신권은 이날 532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5거래일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6,398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만 1,347억원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또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13일 8조원 대가 무너진 이후 한달 여 만인 지난 7일 이를 회복했다. 실질 예탁금은 지난해 말 대비 1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리도 증시 수급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1ㆍ12일 이틀동안 국고채 3년물은 0.13%포인트나 올랐고 이날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완화되면서 이중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정식 현투증권 투자분석팀 차장은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완화되는 동시에 은행과 투신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도 “최근 고객 예탁금이 증가하고 금값의 상승세가 둔화된 것을 감안할 때 일부 시중 자금이 증시 투자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관건=그러나 본격적인 수급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고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증시의 바닥을 다지는 역할은 항상 외국인이 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증시 수급개선을 위해서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등 IT(전기전자)주의 모멘텀이 살아나야 가능하다”며 “현시점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시중 증시 자금이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는 있지만 이라크 전쟁 등 추가하락 위험이 큰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힘들다”며 “지난 1월말 이후 순수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이 1,600억원 늘었지만 아직까지는 그 규모가 미약한데다 단기 금융상품이 머니마켓펀드(MMF)잔액이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자금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이에 따라 막연한 수급 기대감보다는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대외변수가 해소될 때까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반등해도 그 폭이 작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미국 증시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반등할 때 주식비중을 줄이는 보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호 한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 시장의 방향성을 확인할 때까지 매수시점은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가격 메리트가 생긴 대형주 등 우량주를 저점 분할 매수하는 방안은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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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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