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술혁신에 의한 기술진보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의 최영준 과장은 8일 ‘맴퀴스트(Malmquist) 지수를 이용한 총요소 생산성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맴퀴스트 분석은 총요소 생산성을 분석하는 방법 중 하나로 총요소 생산성을 기술혁신에 의한 기술진보, 선진국 따라잡기에 의한 순수 기술효율성 변화 등으로 분해해 측정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99~2003년) 한국의 맴퀴스트 총요소 생산성 변화지수는 1.003으로 분석대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치인 1.010을 크게 밑돌았다. 선진국 기술을 따라잡는 순수 기술효율성은 높아졌지만(1.011) 기술혁신에 의한 기술진보는 0.991로 상대적으로 후퇴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한국의 생산성 증가가 기술혁신보다 선진기술 모방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전통적인 생산성 측정방법을 사용한 기존 연구도 외환위기 이후 총요소 생산성 증가는 구조조정에 의한 투입 감소 및 경기상승 국면에서의 산출 증가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생산성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기초체력이 여전히 허술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정부ㆍ학계ㆍ기업이 상호 협력해 기초연구 부문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