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WTO 가입후 현지 한국기업 영업확대 열풍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승인되면서 중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하이에는 '활력'이 가득하다.푸동공항과 상하이 시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옆으로 자기부상열차 궤도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고, 굴삭기들이 자기부상열차 조립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도 보인다. 고속도로 주변에는 60만㎡ 규모의 전시장이 건설되고 있다. 1차공사로 진행중인 20만㎡ 규모의 전시장은 이미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건설중인 국내 경기도의 고양전시장이 5만㎡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크기다. 중국은 상하이와 남경ㆍ항주를 잇는 양쯔강 삼각주를 중국 경제발전의 '화살촉'으로 삼아 세계 경제를 겨냥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지난 5월 상하이지점을 개설, 영업에 들어간 삼성화재는 WTO 가입이후 보험시장 개방에 앞서 법인설립에 힘을 쏟고 있다. 최종무 삼성화재 상하이보험공사 총경리는 "2005년 보험시장 개방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03년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화된 상품ㆍ조직을 만들어나갈 계획"며 "자동차보험 영업을 위해 중국인민보험공사와 합작을 추진하는 등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대형할인점을 상하이에 개설한 신세계 이마트는 오는 2005년까지 할인점 5개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상하이의 경우 월마트ㆍ테스코ㆍ까르푸ㆍ메트로 등과 타이완 업체 등 40여개가 경쟁하면서 할인점시장이 지난해 소매업시장 가운데 6% 정도를 차지했던 데 비해 올해 최대 2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선민 상하이상무세계백화유한공사 총경리는 "비용절감과 윤리경영을 통해 최근 4년동안 흑자를 낼 수 있었다"며 "다른 국가들이 소매업중 대형할인점 비중이 25~4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WTO 가입 이후에도 기업들이 만리장성을 쉽게 넘기는 못할 것이라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지적이다. 중국이 외국인 투자비율을 65%와 49%로 맞추고 투자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환경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이 65%의 지분을 가질 수 있는 경우는 지역형 소규모 사업인 반면 전국적인 사업을 위한 경우는 49%만 투자하도록 해 중국측이 경영권에 관여하겠다는 의미여서 투자기업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한국산 제품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더욱 뒤쳐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마트 합작법인의 경우 매장에서 팔고있는 2만여종의 상품 가운데 한국에서 직수입하는 제품은 58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가격ㆍ품질경쟁력에서 앞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종합상사들도 현지시장에 대한 수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중국산 상품을 제3국에 수출하는 데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컬러강판의 경우 올해 상하이보상제철소가 가동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한국산 제품은 더 이상 상하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이송 KOTRA 상하이무역관장은 "중국시장은 커졌는데 전체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등 한국상품이 중국산에 급속히 밀려나고 있다"며 "기술과 품질에서 중국산을 앞서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중국에 진출해서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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