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대우자동차가 준중형시장을 놓고 한차례 연비경쟁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안전도를 놓고 한판싸움을 선언, 준중형차 시장 쟁탈전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현대는 대우가 지난 4일부터 「누비라Ⅱ」 판매를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부산을 힘차게 달리겠습니까. 힘없이 달리겠습니까」라는 컨셉트로 아반떼 린번의 연비문제를 들고 나오자 정면반격 대신 안전성을 새로운 논쟁주제로 채택, 「아반떼」의 우수성을 알려나가고 있다.
현대는 이같은 차원에서 최근 판매를 시작한 2000년형 「아반떼」에 운전석 에어백을 기본으로 장착,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업체가 고급대형차가 아닌 준중형 승용차에 에어백을 선택품목으로 하지 않고 기본품목으로 집어넣은 것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누비라Ⅱ를 초기부터 잠재워 싹조차 자라나지 못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는 또 에어백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사양까지 개선했음에도 2000년형 아반떼 기본형 가격을 15만원~25만원선 인상하는데 그쳤다. 에어백 옵션가격이 39만원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현대의 이같은 조치는 파격적이다.
특히 에어백의 납품원가가 13만원~15만원선임을 감안할 때 에어백 기본장착조치 후에도 가격을 거의 현상태로 유지한 것은 에어백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누비라Ⅱ를 압도하겠다는 강한 집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대해 대우는 파워노믹스 엔진을 앞세워 아반떼 린번의 연비 우수성의 허구성을 입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판단, 조만간 현대의 안전논쟁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대우는 특히 누비라Ⅱ가 아반떼와 달리 유럽안전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미국의 자동차공인기관인 북미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정한 40% 옵셋충돌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대우측은 『개발기간이 오래된 아반떼는 정면충돌테스트만 통과했지만 실제 사고는 정측면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며 『누비라Ⅱ는 북미와 유럽시장 전략차로 개발됐기 때문에 아반떼보다 더 까다로운 안전기준을 반영해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