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나라 "좌로 이동" "중도 보수를"

연찬회서 이념·당명개정등 싸고 격론

한나라당 의원들은 3일 시작된 연찬회에서 당의 이념과 노선ㆍ진로ㆍ당명개정 등 당 혁신방안은 물론 과거사 대응,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 등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선 ‘진보’에서부터 ‘원조보수’까지 포진한 당내의 폭 넓은 정치적 스펙트럼을 반영하듯 그룹별 또는 개인별로 다양한 진단과 처방이 줄을 이었다. 특히 개혁성향의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수요모임)’과 선명야당노선을 강조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는 한 목소리를 내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박근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측에 대립각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당 이념과 노선=발제에 나선 박세일 정책위의장은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한나라당이 지향할 이념과 노선으로 ‘공동체 자유주의’와 ‘혁신적 중도보수’를 제안했으나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일었다. 수요모임과 발전연은 “지금까지 당이 진정한 보수를 대변하지 못한 채 수구보수의 퇴행적인 이미지만 보여왔다”면서 “좌로 한 클릭 이동해서 중간층을 흡수하는 개혁적 중도보수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모임의 대표인 정병국 의원은 “국민성향이 이미 좌로 한 클릭 이동했으므로 우리도 좌로 가야 중간층을 잡을 수 있다”면서 “냉전보수ㆍ강경보수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국민생각’ 소속의 박 진 의원은 미국 내 보수세력의 대선승리과정을 분석한 ‘우향국가(The Right Nation)’라는 책 내용을 인용해 설명한 뒤 “개혁적이고 발전적이며 공세적인 중도보수가 돼야 한다”면서 “교육ㆍ복지ㆍ여성 등 중도적 이슈를 개발하고 진보적 이슈를 선점해 나가자”고 밝혔다. 보수 성향인 ‘자유포럼’ 대표 이방호 의원은 “당이 우경화 됐으니 중도나 좌측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 “보수라는 전제 하에서 실사구시하는 입장에서 사안사안마다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명 개정 등=한일협정 문서공개에 이어 국정원의 민청학련ㆍ인혁당 등 과거사 규명 착수로 과거사에 대한 대응도 핵심쟁점으로 부상했으나 반응은 정파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크게 엇걸렸다. 박 대표를 비롯해 주류측이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갖고 있는 당명 개정도 타당성 및 시기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 대응을 놓고도 설전이 오갔다. 박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 등 주류측은 “이번 임시국회는 정쟁의 불씨가 될지 모르는 쟁점법안에 대해선 일정기간만이라도 처리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요모임과 발전연은 “민생을 핑계로 쟁점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면서 “국가보안법 등에 대해 당론이 다 나와있는 만큼 여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자”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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