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불황·비수기 화랑가 "샛별 찾아라"

청작화랑·갤러리룩스 등 공모로 발굴한 신진작가展<br>새로운 전시공간 제공 작가 후원·탐색전도 활발

가나아트갤러리의 빌 레스토랑은 젊은 작가를 위한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현재 김영주의 작품들이 전시중이다.

청작화랑 공모전에 출품한 김진아의 '꿈꾸는 나무'

불황기의 예술 시장은 '양극화' 경향이 뚜렷해진다. 미술사적으로 검증되고 안정성이 확보된 고가의 근대작품이나 고미술, 서양의 인상주의와 모더니즘 회화에 몰리는 반면 컨템포러리(현대미술)나 중견급 이하 작가들에 대해서는 '관망세'가 짙어진다. 대신 신진 작가들은 불황이 오히려 기회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다 불황 이후 찾아올 호황기에 대비해 '뉴스타'를 찾는 화상(畵商)들의 발길이 분주해지기 때문이다. 올 여름 화랑가는 신진 작가 발굴전과 새로운 형태의 전시공간 제공 등을 통해 작가 후원과 탐색전이 두드러진다. ◇'뉴스타' 찾기=24년 전통의 강남 신사동의 청작화랑은 올해 처음으로 작가 공모를 실시해 32명을 추렸다. 서울대 미학과 졸업 예정인 학생 작가 한주형, 영국 유학파 주희선ㆍ김진아ㆍ문지연 등을 비롯해 다양한 이력의 젊은 작가들이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 조각을 넘나들며 참신한 감각을 과시했다. 오는 15~28일, 31일부터 8월14일까지 2부로 나눠 이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손성례 대표는 "30대 미만의 젊은 작가들은 동시대 미술에 감각적으로 적응해 트렌드를 이끌고 장기적인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능력있는 이들의 국내외 전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전문의 관훈동 갤러리룩스는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한 사진작가 김정회, 이정현의 개인전을 8월 한달 간 2주씩 나누어 진행한다. 소격동 트렁크갤러리도 첫 신진공모전을 20일까지 연다. 오는 28일부터는 아시아 대학생ㆍ청년작가 미술축제인 '아시아프' 3회째 행사가 성신여대 미술대학 건물에서 열린다. 777명이 참여해 전시ㆍ판매가 동시에 이뤄진다. ◇미술관도 화랑도 아닌 제3의 장소=새 작가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공모전 외에 '새로운 전시공간 개척'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12일 문래동에 개관한 '솜씨'는 원앤제이갤러리 박원재 대표, 이화익갤러리 강무성 실장 등이 사비를 털어 연 비영리 전시공간이다. 솜씨의 강무성 대표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100여 작가들의 거주와 작업이 공존한다"며 "상업 화랑이 시도할 수 없었던 작품을 선보이는 개방적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개관전으로 김기라ㆍ김동유 등 유명작가를 포함한 40인의 익명 전시가 8월14일까지 열린다.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는 1층 빌 레스토랑을 젊은 작가를 위한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전시장이 아닌 곳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장점. 올초부터 전영진ㆍ손준호 등이 거쳐갔고 오는 25일까지 김영주의 작품을 전시한다. 사간동 갤러리현대가 올 2월 개관한 프로젝트 전시공간 '16번지' 역시 아직 시장 형성이 이뤄지지 않은 작가의 실험성을 선보이는 자리다. 오용석ㆍ나점수ㆍ전채강 등을 되짚어보는 특별전이 8월8일까지 열린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은 "화랑 시스템이 주도하던 미술시장 판도가 작가 개인 역량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추세라 공모전과 스튜디오 후원 등을 통한 작가의 확보 및 교류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국민대 초빙교수는 "너무 어린 작가들이 이력을 위해 공모전을 이용하는 부작용을 경계해야 하기에 신진 작가를 검증하는 공간ㆍ기관의 객관성, 판단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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