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토종경쟁력 외국銀에 뒤져

1인당 순익 작년 9,500만원…외국계銀 절반수준 그쳐


토종은행의 수익이 급증하면서 1인당 순이익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외국계 은행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은행들은 고수익 위주의 영업을 펼치면서 고정이하여신과 연체채권비율도 국내은행에 비해 훨씬 낮아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익구조면에서 토종은행의 예대마진의 비중이 외국은행보다 높아 수익구조의 선진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은행들의 1인당 순이익은 지난 2003년 2억2,0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억7,400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비해 토종은행의 1인당 순이익은 2003년 2,000만원에서 지난해 9,500만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국내 토종은행의 1인당 수익은 외국계 은행의 절반 수준이고 지난해 토종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이 급격히 줄어 수익이 급증한 일시적 현상임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시중은행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 부문 비중은 52%대로 예대마진보다는 유가증권ㆍ파생상품 거래들을 통한 비이자수익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자수익이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3%로 예대마진에 대한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비이자수익에 포함되는 수수료 이익이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해 예대마진과 수수료를 제하면 거의 수익을 올리는 분야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성적은 ‘미’에도 미달한다”면서 “여전히 외국은행에 비해 수익구조와 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수한 금감원 은행감독국 금융지도팀장은 “외국은행들은 직원들이 파생상품평가자산이나 유가증권 등 소수인력이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은행들은 총대출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0.18%, 연체채권비율은 0.41%로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1.9%, 연체율 1.73%보다 크게 양호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보통 자산의 60~70%를 대출하는 데 비해 외국은행은 20%대에 불과하다”면서 “개인ㆍ기업 등 자체적으로 선진화된 신용평가기법을 보유한 것은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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