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단 도약에 나서는 (주)대한민국] 공격 경영으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자리매김

내수 점유율 85% 늘리기 목표속 마케팅 강화 美·中 시장확대 나서<br>하이브리드등 친환경車 개발 박차

지난해 9월 완공한 체코공장(30만대) 조립라인에서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곳에선 현대차 유럽 전략차종인 i30, i30cw, 기아차 소형 다목적차량 벤가를 생산 중이다. 체코 공장은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장인 유럽의 지역적 요충지로 현대차는 올해 체코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위기속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던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한층 더 공격적인 경영으로 글로벌 종합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지난해 12월 세계 주요지역 해외 법인장 20여명, 지역본부장이 30여명 등 모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원화 강세와 각국의 세제지원 종료 등 불리한 요인이 많아지지만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이를 극복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는 지난해 판매 예상치(465만대)보다 75만대(16%)가량 많은 540만 여대로 알려졌다. 이 같은 목표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율(6%)의 2.7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으로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차 출시로 내수 시장 강화= 현대차는 올해 71만대, 기아차는 43만대를 각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판매량(현대차 69만7,000대, 기아차 41만대) 보다 3%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현재 80% 정도인 내수시장 점유율을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내수 판매 목표는 글로벌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6% 가량 확대한다는 사업계획에 비해선 보수적이다. 지난해 연말로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 혜택이 종료함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그 여백을 메우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오는 8월 아반떼 후속모델을 비롯해 연말에 그랜저, 베르나 후속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스포티지, 로체 후속모델을 내놓아 판매 수성에 힘쓰기로 했다. 스포티지 후속과 로체 후속은 모두 4년 만에 새롭게 풀 체인지 되는 모델로 각각 3월, 5월에 출시된다. ◇친환경 메이커로의 도약= 현대ㆍ기아차는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미국 시장에 쏘나타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이고 연료전지차 시범운행을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 총 500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0∼70% 가량 연비가 향상된 20㎞/ℓ 정도가 될 중형 하이브리드차로 저속 단계에서 내연기관의 도움 없이 모터만으로 차를 주행할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해 본격적인 글로벌 그린카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이어 2012년 수소연료전지차를 1000대 양산하고 2013년에는 가정에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친환경차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친환경차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강화, 오는 2013년까지 총 4조1,000억 원을 투자한다. 단계적으로 2013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 개발을 위해 2조2,000억원(R&D투자 1조2,000억, 시설투자 1조원)을 비롯 고효율, 고연비 엔진ㆍ변속기와 경량화 소재 개발에 1조4,000억원(R&D투자 1조원, 시설투자 4,000억), 각 공장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에너지 관련 시설투자에 5,000억원 등 총 4조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해외 시장 공략 가속화= 지난해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와 같은 독창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올린 현대ㆍ기아차는 올해에도 창의적이면서도 강력한 마케팅을 펼쳐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을 마친 기존 강자들이 턴어라운드 전략을 통해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선'중고차+어슈어런스'를 연계한 새로운 판촉 전략을 통해 또 다른 현대차 붐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연 초 앨라배마공장에서 신형 쏘나타를 생산해 판매를 시작하며 기아차도 비슷한 시기에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 쏘렌토R을 판매한다. 중고차 인센티브 정책이 대부분 종료돼 시장 전망이 어두운 유럽에선 전략차종을 앞세워 이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i10, i20, i30 등 'i' 시리즈를 내세워 유럽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아울러 2월께 유로5의 환경규제를 만족시키는 투싼ix로 살아나는 SUV 시장을 공략한다. 기아차는 씨드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생산을 시작해 올 초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소형차 벤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선 '국외법인 최초 100만대 판매 돌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룹은 1,600cc 이하 차량의 구매세 인하 정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준중형차 이하 소형차 판매에 주력할 계획. 현대차는 준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달리는 위에둥과 i30, 기아차는 신차 포르테, 쏘울로 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 대륙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올 상반기중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3공장, 10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착공하는 등 해외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글로벌 강자와 진검승부 "이제부터"
GM·폭스바겐등 파죽지세 공략속
트렌드 분석·품질경영 가속화 나서 현대ㆍ기아차가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공격경영에 나설 계획이지만, 어려움도 도처에 깔려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야 말로 위기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전망이다. 기존 강자들이 올해 구조조정을 마치고 파죽지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의 도전은 이제부터라는 것.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팀장은"현대ㆍ기아차의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여부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2010년에 달렸다"며 "시장의 위기, 위협적인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품질 경영을 가속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닥친 위기는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신차 구입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후차 세제지원 혜택은 이미 끝나가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해 8~9월 폐차 지원책을 일찌감치 마감했고 영국 역시 오는 2월 관련 정책을 종료할 예정이다. 신차 인센티브가 없어지면 소형차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ㆍ 기아차의 판매가 위축돼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을 마치고 전열을 가다듬은 과거 강자들의 공격도 예상되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노조가 나서서 임금동결을 제시하고 미국 업체들도 대부분 임금동결에 나서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노사가 합심한 상태다. GM을 비롯한 경쟁사들은 소형차 비중을 늘리고 친환경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2010년 자동차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유럽업체 폭스바겐, 피아트 등은 합종연횡을 통해 무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들 회사들은 현대ㆍ기아차 보다 더 많은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해 차량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신흥시장 성장세도 꺾일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신차 수요가 6,492만대로 2005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규모는 141만대로 올해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주력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은 벌써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바이, 그리스 등 일부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국제 금융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여 유럽 실물경기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은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장사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서 생산물량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현대ㆍ기아차의 해외 시장 공략에 결정적인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ㆍ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매출이 2,000억원이 감소하는 구조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원ㆍ달러 환율을 1,100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평균 1,310원 보다 20% 가량 낮다. 반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신차 판매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소형차와 신흥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현대ㆍ기아차가 지난해 만큼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현대차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서 처럼 노사 상생을 통해 추가적인 원가절감과 소형차의 모델 다양화로 위기를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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