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불안한 증시' 구원투수역 톡톡


연기금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다. 증권업계는 연기금이 올 연말까지 약 2조원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있는 만큼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더라도 주가급락의 우려를 덜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일 코스피지수는 1.70포인트 상승한 1,927.68로 마감했다. 지난 23일 연평도 도발 이후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어제에 이어 이날도 주가를 떠받친 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었다. 투신과 연기금은 각각 530억원과 375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외국인의 매물(-1,997억원)을 받아냈다. 특히 연기금은 연평도 도발이 있었던 23일(501억원)과 24일(2,053억원)에 이어 이날도 주식을 사들이며 국내 증시에서 14일째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연기금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종목으로 보면 연기금은 24일과 25일 이틀간 삼성전자(393억원), 우리금융(313억원), 기업은행(180억원), 신한지주(177억원), KB금융(134억원) 등 삼성전자와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연기금은 올 들어 총 8조3,201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여 국내 증시의 주요한 수급주체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락장에서 저가매수에 나서고 상승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던 기존의 패턴과 달리, 올 들어선 횡보장이나 상승장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면서 11개월째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여전히 목표치에 미달하는 만큼 연기금의 매수 행진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전체 운용자산의 16.6%를 국내주식으로 채워야 하는데, 지난 9월 현재 총 운용기금(311조6,672억원) 가운데 국내주식(47조7,288억원)의 비중은 15.3%에 불과하다. 단순계산으로 약 4조원 어치를 더 살 수 있고, 연말까지 증시가 오른다고 가정하더라도 1조5,000억~2조원은 아직 추가매수 할 여력이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과도하게 주식비중을 줄였던 연기금이 이를 다시 채우기 위해선 주식을 계속 살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처럼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진 않겠지만 투자심리를 안정화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뛰어들기는 아직 부담스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평도 포격에 의한 충격을 빠르게 회복했지만, 중국의 긴축과 관련된 이슈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외국인, 기관, 개인 모두 뚜렷한 시장주도력을 가지긴 어렵다”며 “순환매 장세에 대비해 수급과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대응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도 “대내외적으로 부각되는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방향성을 제시하는 건 위험스럽다”며 “리스크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크지 않은 시기인 만큼 연말수익률을 관리하기 위해선 뉴스에 따라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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