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통화단일화 “먹구름”

◎불 새 내각 추진 신중 독선 금 재평가 파문프랑스의 좌파내각 등장과 독일의 금자산 재평가논란으로 유럽통화동맹(EMU)의 출범에 먹구름이 휩싸이고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신임총리가 유럽통합의 무리한 추진을 반대하고 있는데다 독일은 EMU출범과 직결되는 중앙은행 보유금 재평가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미래의 단일통화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달러가 독일의 마르크나 프랑스의 프랑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고있다. 독일의 외무장관 클라우스 킨켈은 이에 대해 2일 『프랑스의 사회당정부가 유럽통합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프랑스와 영국의 협력관계는 그동안 정부성격에 관계없이 EU의 주춧돌이 되어왔다』고 일찌감치 못을 박았다. 그러나 독일의 상황도 간단치 않다. 콜 총리가 단일통화 가입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보유 금 가격을 재평가해 그 잉여금을 재정적자보전에 사용하겠다는데 대해 연방은행은 독립성훼손을 들어 극력반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의 관심은 이달중순까지 잇따라 열리게될 유럽연합 국가들의 각종 회의석상에 쏠리고 있다. 2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은행가회의에 이어 5일에는 스웨덴에서 조스팽 프랑스 총리, 콜 독일 총리 등이 참가한 유럽 사회민주주의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9일에는 EU의 15개 재무장관들이 브뤼셀에서 모여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프랑스측의 견해를 듣게 된다.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16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리게될 EU정상회담. 그러나 통화통합의 조건을 결정하는 마지막 협상테이블로 점쳐졌던 암스테르담회담은 프랑스의 좌파내각 등장으로 인해 의제 설정마저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신내각이 무리한 통화통합에 반대하고있는 만큼 지난해말 더블린회담에서 합의됐던 EU안정협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GDP(국내총생산)의 3%수준에서 재정적자를 동결키로 했던 마스트리히트조약을 창안했던 독일마저 내부논쟁에 휘말리는 바람에 다른 국가들이 가입조건 완화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통화통합을 주도해온 독일과 프랑스가 국내사정으로 제동을 걸 경우 EMU 출범이 늦춰지거나 가입기준이 한층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의 더글라스 허드 전 외무장관은 BBC방송에 나와 『이경우 유럽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단일통화는 세계적인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정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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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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