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위안화 보단 원화절상이 걱정이다

최근 국제 경제계의 최대 관심은 위안화가 달러당 8위안 선 아래로 언제 내려가고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절상되느냐 하는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도 위안화 평가절상을 크게 걱정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8.01위안대가 무너져 8위안 붕괴에 바짝 다가서면서 환율로 인한 경영손실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바라본 위안화 절상추세는 그리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는 우선 최근의 위안화 절상은 이미 예견된 것인데다 원화ㆍ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달러당 7위안 시대에 접어든다 해도 경제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속도가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고 앞으로 인위적으로 단행하는 급격한 평가절상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큰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중국 정부는 ▦점진적이고 ▦주동적이며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환율정책을 집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왔고 앞으로도 이 입장이 전혀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큰 폭의 환율변동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위안화의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절상이 이뤄진다면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는 실보다는 득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이는 점도 우리에게는 위안거리다. 우리의 최대 수출국이자 투자국인 중국 경제가 환율로 인해 혼란이 야기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는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위안화가 아니라 원화의 급격한 절상이다. 무엇보다 위안화 절상 폭보다 원화 절상 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심각하다.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예견대로 위안화 절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데 반해 원화 절상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국제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설 땅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되며 그나마 선전해온 중국 사업마저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위안화 절상보다 원화 절상을 더욱 걱정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