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미 인터넷주가] 날개없는 추락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인터넷주」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미 증시에서 지난달초까지 거의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인터넷 주가 이달 들어 폭락세로 반전, 최고가 대비 최고 50% 이상 급락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급격한 상황 반전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인터넷주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한 것이며, 앞으로 초강세(BULL)주식에서 약세(BEAR)주식으로 전환돼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주요 인터넷 관련 회사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26일 야후 주가가 최근 올들어 수립된 최고가에서 43%가 떨어진 것을 비롯 아마존 47%, 아메리트레이드 53%, 아메리카 온라인 32%, 잉크토미 39%, 프라이스 라인 29% 등 주요 인터넷 관련회사들의 주가가 30~50%까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주 전체적으로도 올들어 최고가에서 20% 이상 하락했다. 주식 상장과 동시에 3∼4배씩 치솟던 예전과는 달리 갓 상장된 인터넷 주식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달초 나스닥에 상장된 「스트리트. 컴」의 주가는 첫날 거래에서 71.25달러의 고가를 형성했으나 이후 급락세로 반전, 현재는 첫거래 주가보다 50% 이상 떨어진 33달러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또 지난 20일 20달러로 공개됐던 「E 토이」의 주가도 첫날 8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57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25일 상장된 「반스앤드노블.컴」의 주가도 상장 가격 18달러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인터넷 주가 이처럼 급격한 퇴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식 투자자들이 주가만 높게 형성되고 있는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허상을 파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관련기업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거나 이익 규모가 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따라서 주가만 높은 인터넷주를 샀다간 어느 한 순간에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인터넷주 매입을 꺼려 주가 하락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또 인터넷 관련 주식의 상장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하락세 반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주식 물량이 많지않아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을 주고도 주식을 매입했으나 현재는 올들어 이달까지 22건의 인터넷 주식 상장이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골라가며 투자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물론 인터넷주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며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에도 한동안 급락하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최근의 폭락에도 불구, 지난해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의 투자분석가인 바톤 비그스는 『지금 증시에는 인터넷 거품에서 빠져나오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예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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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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