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박용성 회장의 사퇴 부른 경영권 불화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 불화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박용성 회장이 두산그룹과 대한상의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 회장은 두 주요 경제단체인 대한상의회장을 맡아 우리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올림픽위원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특히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깊은 식견을 가지고 있는 박 회장은 특유의 소신과 직설적인 표현 등으로 항상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고 ‘Mr.쓴소리’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몸담고 있는 기업내부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박 회장 같은 기업인이 대한상의회장과 같은 중책에서 중도 하차하게 된 것은 재계나 경제계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박 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를 무엇보다도 정도경영과 투명경영 등을 통해 기업과 기업인 스스로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업규모가 크고 경제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법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 빈틈이 없어야 한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역사가 오랜 두산그룹의 경우 화목과 우애를 바탕으로 하는 형제경영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법적인 뒷받침이 아닌 형제애 또는 자발적인 협조등에 기초한 경영방식은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이번 두산그룹의 경영권 불화는 말해준다. 이는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경영권과 관련한 제도적인 장치를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경영분쟁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기업인이 다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제기준에 맞는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경영 투명성을 높여 비자금등과 같은 전근대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박 회장이 비록 대한상의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섭섭한 일이지만 이번 사태를 하루속히 수습하고 기업과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박 회장의 사퇴로 비상경영에 들어간 두산그룹도 이번 고비를 잘 넘기고 하루속히 경영안정을 찾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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