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현대아산은 11일 현정은 회장이 희소식을 가지고 돌아올 것을 기대하면서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최소한의 필수 인력이 현지에 남아 시설관리를 철저히 해왔고 예약 시스템 및 각종 운영체계 등 관광 재개에 대비해 모든 준비를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회장이 직접 방북을 한 만큼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직원들 사이에 팽배해있다”면서도 “대북사업을 하는 특성상 이런 때일수록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차분히 방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억류 직원 유모씨 석방 등 여러 현안들이 잘 해결돼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이 재개되고 회사가 정상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금강산에는 현대아산 직원 49명과 협력업체 직원 32명 등 81명이 상주하고 있다. 지난해 7월11일 관광객 피격사망 사고 이후 금강산 관광사업은 중단됐지만 상주 인력들이 현지 시설 관리를 꾸준히 해왔다.
앞서 현 회장도 지난 4일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의 6주기 추모식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하고는 “호텔 등 관광시설은 당장이라도 관광객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잘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운전기사나 판매 점원 등의 인력들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관광사업을 시작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인력들만 남겨둔 상태기 때문에 추가 인력을 다시 투입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지난 2월13일부터 예약 판매를 실시한 금강산관광 상품에는 지금까지 3만4,000명이 예매하는 등 금강산관광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북측의 지난해 ‘12ㆍ1’ 조치로 중단된 개성관광의 경우 35명의 현대아산 직원들이 개성 사무소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이 1년1개월째 중단되면서 매출 손실이 7월 말 기준 1,700억원에 달하는 등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또 3월 이후 세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관광사업 중단 전 1,084명에 달했던 직원을 411명으로 줄였다. 임직원들의 급여 및 상여도 일부 유보 및 삭감했다.
그러나 지난달 회사 측이 그동안 밀린 급여 10억원을 지급하려고 하자 해당 직원의 70% 이상이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받겠다고 하면서 애사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이 벼랑 끝에 몰린 현대아산을 구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