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중원바둑에는 서툴어

제5보(61~80)


뒤늦게 구리는 흑61로 응수를 물었다. 이세돌은 가장 쉬운 방법으로 좌하귀를 지켰다. “너무 깨끗하게 지켜졌다. 이젠 중앙의 백만 수습하면 이긴다고 봤다.” 이세돌의 소감이다. 흑73은 힘을 비축하자는 수순이지만 발이 느렸다. 백74가 적절한 타이밍. 흑75를 응수시켜 놓고 76으로 보강하여 이 부근에서 백이 승기를 포착한 느낌이다. 흑의 노림은 참고도1의 흑1로 끊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 수가 성립되지 않는다. 백2로 가만히 늘어두는 수가 수습의 맥점 흑3에는 백4로 중앙 흑 3점을 잡게 된다. 흑3으로 4에 이으면 A로 모는 수가 있다. 백78은 적절한 응수 타진. 참고도2의 흑1로 받으면 2에서 6까지의 수순으로 사방이 안전하게 마무리된다. 백80은 이겼다는 선언과 같은 수. “구리가 영 힘을 못 쓰네.” 이영구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세돌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나를 무서워하는 모양이야. 흐흐흐.” 옆에 있던 루이9단이 끼여들었다. “구리는 타케미야류의 중원바둑에는 아직 서툰 것 같아요. 만약 이 바둑을 다케미야가 흑으로 두었다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일본의 우주류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 그는 중원에 거대한 집을 잘 지을 뿐만 아니라 중원에 뛰어든 적군을 공격하는 데도 아주 능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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