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험등 IMF이후 4년만에 적극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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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외환위기를 전후해 주식투자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한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주식투자 규모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한빛, 외환, 신한, 한미, 하나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국공채 등 우량채권 위주의 보수적 자산운용 기조에서 탈피, 내년부터 주식운용을 재개하거나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보험사들도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탈 경우 현재 회사별로 총자산의 3~4% 안팎에 불과한 보유주식 비중을 최대 7~8%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새로운 전략마련에 착수했다.
경기회복 전망과 함께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은 현재 100억원(평잔기준)에 불과한 상품주식 투자규모를 내년부터 400~500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도 올해에는 1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주식을 운용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총 주식투자 한도(1,000억원) 내에서 탄력적으로 투자규모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또 미 테러사태 이후 주식투자를 300억원까지 줄였던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투자규모를 500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내년부터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으며, 한미은행도 지난 8월 말 주식투자를 중단했다가 하반기 들어 200억원 안팎을 다시 투자했고, 이어 내년에는 투자규모를 500억원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하나은행도 전체적인 주식편입 비중을 늘리는 것은 물론 주식투자 한도 자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자산운용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한편 보험사들도 차츰 증시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주식운용 규모가 총자산의 3~4%에 불과하지만 대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조금씩 늘려나가는 상황.
경기회복세가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보험사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주식운용한도(총자산의 7~8%)에 여유가 있는 만큼 신규투자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경기가 저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확산돼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야 하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우기자
김민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