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비 납품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한국HP 부사장과 증권회사 이사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한국HP 국내 총판업체에 싼값에 전산장비를 공급해주며 12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한국HP 부사장 함모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전 본부장 S씨를 구속했다.
함씨 등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한국 내 총판에 10억원대 전산장비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높은 할인율로 HP 제품을 받아 고정적으로 시스템 발주업체에 납품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골프여행 비용과 개인 전세자금 등 12억5,7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총판업체 대표이사 김모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전산장비를 발주하는 대가로 총판으로부터 8억7,000만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M증권 이사 정모씨 등 임직원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9월 비행정보 관련 전산장비 납품 대가로 한국HP 국내 총판으로부터 2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항공안전본부 6급 공무원 양모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공무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전산장비시장은 소수 외국계 기업이 가격할인율을 통해 다수의 총판을 거느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다국적 기업 임직원에 대한 금품 로비가 관행적으로 묵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