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기로에 선 중국 공산당


중국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호에 대권을 물려준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제 18차 당대회 폐막일인 지난 14일 최고위 당 간부들 앞에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후진타오 정권은 10년 전 출범부터 물러날 때까지 내내 상왕인 장쩌민 전 주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차기 최고지도부 면면도 장쩌민이 이끄는 보수파의 상하이방 세력이 압도적 우세를 점하게 됐다. 후진타오의 눈물은 자신의 재임기간 원로들의 입김에 눌리며 이렇다 할 정치ㆍ경제 개혁을 단행하지 못했다는 회한의 의미가 아닐까.

여기다 올 초 보시라이 사건으로 촉발된 좌ㆍ우파, 정치계파 간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3조원 재산 축재설에서 보듯 각 정파들은 반대 세력의 비리를 서방 매체에 흘리며 정치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또 인터넷 등을 통해 지방 당 간부들의 불법 농민가옥 철거, 기업입찰 비리, 성 상납 향응 사건 등 최고위부터 말단 조직에 이르기까지 공산당 내부의 부패 사건과 추문설이 끊임없이 터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내 개혁파에서는 내부 기강해이와 부패를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민심 이반으로 정권 기반이 와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시진핑 부주석이 지난 15일 총서기 취임사에서 당 부패를 엄단하고 민생 개선과 복리에 최우선 정책 순위를 두겠다고 밝힌 데는 이 같은 당 내부의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공산당 지도부는 과거 위기와 전환기 때마다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왔다.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으로 국가가 피폐해진 1970년대 말 개혁ㆍ개방 정책을 표방하며 경제를 일으켜 세웠고 천안문 사태로 국내외 충돌에 직면한 1990년대 초에는 100년 개혁ㆍ개방을 선언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장쩌민은 2000년대 초 당내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단행하며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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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시진핑의 개혁 대상은 외부세계가 아닌 바로 당을 수술대에 올려야 하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개혁ㆍ개방 30여년의 고속성장 과정에서 국영기업 등 기득권 세력과 결탁하며 철저한 경제적 공생관계를 형성해온 공산당의 부패 구조를 깨뜨려야 하는 것이다. 당 부패 척결이라는 시대 과제를 짊어진 시진핑의 어깨가 무겁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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