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출산지원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정부는 ‘백약이 무효’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가구당 한명꼴인 합계출산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 국내 소비시장 위축과 더불어 노인부양 등 사회적 부담 증가로 인한 세대간 갈등마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출산율 하락의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환경 및 가치관 변화에 따른 결혼연령 상승, 출산기피 등을 꼽고 있다. 날로 치솟는 집값과 실업ㆍ고용 불안이 젊은 층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결혼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까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과도한 육아ㆍ교육비 부담과 기혼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을 지원해주지 못하는 사회적 여건 역시 출산기피 문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유자녀 가정의 51.7%가 생활비 중 교육비 비중이 가장 높다고 꼽을 정도로 기혼가정에 있어 육아ㆍ교육에 대한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자녀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생활비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사무직 여성의 51.1%가 출산 후 직종 하향을 경험했을 정도로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해주는 제도적 장치는 부족하다.
현재 정부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제정한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법’을 바탕으로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이르면 오는 12일께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영유아 보육료 교육비 지원 확대 ▦육아 지원시설 서비스 개선 및 지원 ▦산전후 휴가급여 지원과 육아휴직제 활성화 등의 대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정투입을 통한 경제적 지원만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출산기피 분위기가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스웨덴 등 선진국의 출산율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은 육아ㆍ보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함께 사회 전반에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고하게 뿌리내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