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파트 화재 참사 잇따르자… 화들짝 놀란 시민들 '셀프 안전점검'

완강기 사용법·비상탈출구 등 화재발생때 대처요령 미리 숙지

게시판에 예방 안내문 붙이고 스프링클러 등 시설점검·수리

최근 아파트 화재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14일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엘리베이터 내부에 '화재 예방 및 주민대피 요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송대웅기자

서울 관악구의 오피스텔 5층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지수(가명·26)씨는 최근 비상탈출용 완강기 사용법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부랴부랴 알아봤다. 완강기를 위해 창문 쪽에 고리가 설치돼 있었다는 것과 책장 한편에 설치도구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오피스텔에 거주한 4개월 동안 한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최근 연이은 화재사고 때문에 사용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김씨는 "최근 화재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나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곳도 안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졌다"며 "혹시라도 아래층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2~3층도 아닌 5층에서 무작정 뛰어내릴 수는 없는 만큼 완강기 사용법을 숙지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와 양주시 아파트 등에서 잇따라 화재 참사가 발생하면서 불안해진 시민들이 스스로 화재 발생시 대피요령과 화재예방을 위한 시설점검 등 '셀프 점검'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도 화재예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시설점검 등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방독면 구입 등은 평소보다 4배 이상 급증하는 등 시민들의 안전사고 대비 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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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성북구 내 D아파트에는 동별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내부에 '지하주차장 화재 예방 및 화재시 주민 대표 요령'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에는 지하주차장에 스티로폼·비닐 등의 가연물질과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고 가스레인지 사용 중에는 외출하거나 잠들지 말아야 하는 등의 경고내용이 들어 있었다. D아파트 주민 설모(39)씨는 "계단식 세대의 경우 피난계단에 있는 방화문을 열어두면 화재시 연기굴뚝 역할을 해서 피해가 커지는 만큼 항상 닫아두라는 안내방송이 수차례 나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아파트 내 화재시설에 대한 긴급점검을 한 결과 지하주차장 내 화재 감지기와 스프링클러가 고장 난 것을 알고 즉시 수리하고 화재시 대피요령과 대피층을 안내하는 스티커를 잘 보이는 것에 붙이도록 하는 등 발 빠른 조치에도 나섰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4층짜리 건물 임대업을 하는 70대 김모씨도 사무실마다 소화기를 배치하도록 했고 화재보험 가입도 고려하고 있다. 직장인 김종석(42)씨는 "최근 잇따른 화재로 불안해지면서 화재시 대처요령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아파트 베란다에 화재시 옆집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비상탈출구(경량 칸막이)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비상 탈출구 쪽을 창고로 쓰고 있었는데 이번주 말에 창고에 들어 있는 짐을 정리해 깨끗하게 비워놓을 예정"이라며 달라진 안전의식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언제 화재 등의 위험에 직면할지 모르고 정부의 신속한 구조도 기대할 수 없다는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스스로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시민들이 셀프 점검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이 평소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하는 습관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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