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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규모 공장마다 연10만대 안팎으로 잘게 쪼개
수요량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적기생산공급 가능
엔진라인 불량검증장치 등 완벽품질 노력 돋보여
수소차 '미라이'는 수작업으로 하루에 3대만 생산
지난 5월 도요타는 2015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를 결산하면서 역대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무려 2조7,505억엔(약 25조1,1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이 같은 실적 뒤에는 대대적인 혁신이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만대 가까운 생산과잉으로 허덕였던 도요타 생산시설은 현재 어떻게 변했을까.
리먼브러더스 사태 후 7년, 도요타 부활의 현장인 모토마치 공장을 지난 1일 찾았다.
나고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요타시 내 모토마치 공장은 '크라운'과 '마크 X', 수소차 '미라이'를 만드는 도요타의 핵심공장 가운데 하나다. 공장 부지만 161만㎡로 도쿄돔 같은 야구장의 35배다. 1959년에 세워졌으니 56년이나 됐다.
공장에 들어서자 "웽웽웽웽"하는 사이렌과 함께 차부품을 실은 차량이 부지런히 공장을 들락거리고 있었다. 동시에 한쪽 조립라인에서는 직원 두 사람이 한 조가 돼 차에 문과 시트를 달고 있었다. 곳곳에 내걸린 '좋은 생각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와 '정리정돈'이라는 문구는 일본 기업 도요타의 공장임을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차량 조립라인은 앞뒤 차의 간격이 매우 촘촘했다. 어른 기준으로 반걸음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비교해 절반밖에 안 돼 보였다. 그만큼 생산량은 많고 시간은 최대한 아끼겠다는 의도다.
실제 모토마치 공장은 한때 반토막 났던 생산량을 원상회복했다. 모토마치 공장의 곤도 히로코씨는 "리먼 사태 이후 2교대를 1교대로 줄일 정도로 일감이 급감했었다"며 "현재 직원 수는 4,600명이며 생산직은 2교대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본 자동차 내수시장이 좋지는 않지만 해외까지 더하면 전체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모토마치 공장은 하루에 약 340대, 1년에 9만여대를 생산한다. 도요타는 공장 생산규모를 10만대 전후로 잘게 쪼갠다. 생산량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154만대 수준이다.
차도 4개 차종을 혼류생산하고 있었다.
이날도 조립라인에서는 흰색 크라운에 이어 검은색 마크 X와 렉서스 GS, 흰색 에스티마가 뒤섞여 있었다. 고객의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것이다. 보통 한 라인에서 한 차종만 생산하는 우리와는 차이가 컸다. 현대차만 해도 주로 '아반떼' 라인에서는 아반떼 하나만 만든다.
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4개 정도의 차를 혼류생산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면서 공장을 유연하게 돌릴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혼류생산 차종이 많아지면서 고용 안정성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는 생산방식도 여전했다. 직원 작업라인에는 '히모스위치'라는 빨랫줄 같은 게 걸려 있다. 작업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 줄을 당기면 리더급 직원이 와서 도와준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라인이 정지된다. 도요타 관계자는 "불량을 다음 단계로 넘기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진 조립라인에는 '포카요케'라는 불량검증 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기계가 볼트 조이는 정도를 기억했다가 작업자가 과도하게 죄거나 느슨하게 하면 직원 가슴 높이로 설치된 신호등에서 빨간 불이 들어온다. 문제없이 작업이 끝나면 노란색 불이 켜진다.
곤도씨는 "모토마치 공장의 불량률은 거의 0%에 가깝다"며 "적기생산공급을 뜻하는 'JIT(Just In Time)'와 차를 완벽하게 만든다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 자동차 생산방식을 선도해왔다는 자부심도 컸다. 도요타 관계자는 "자동차부품별로 협력사가 상자에 회사 이름과 내역 등을 붙여 납품하도록 하는데 이는 도요타가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라며 "이곳에 QR코드도 넣어 부품이 필요하면 바로 해당 회사에 주문을 넣을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수소차 미라이는 일반 차량과 다른 라인에서 별도로 생산하고 있었다. 자동화 공정을 도입하지 않아 하루에 고작 3대를 만드는 게 전부다. 사실상 수작업으로 차를 만드는 것이다. 아와무라 히로아키 도요타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부장은 "기계화시설을 쓰지 않아 생산량에 한계가 있다"며 "수소차 보급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수요를 확인하고 증산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