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승부는 안개 속으로

제8보(139~148)


현지의 기자실은 검토실의 구실을 겸하고 있었다. 그곳에 장쉬의 스승 린하이펑9단이 들어서자 기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물었다. “형세가 어떤지 말해 주십시오.” “어디 좀 살펴볼까요.” 한참 수순을 검토하고 나더니 린하이펑이 말했다. “아직 어느 편이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가 없어요. 중앙의 난해한 타협이 남아 있으니까요.” 린하이펑의 말은 제자인 장쉬가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뜻 같았다. 그러나 가다오카9단이나 고마쓰9단은 백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었다. 그런데 사토루가 중앙에서 미세한 완착을 두어 정말로 승부가 안개 속으로 파묻히게 되었으니…. 백44가 문제였다. 이 수는 중원 왼쪽에 어느 정도의 집을 마련하겠다는 수비성 착점이었는데 지금은 좀더 공격적인 착상이 필요한 장면이었다. 참고도1의 백1로 흑대마 전체를 위협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흑은 2로 받는 정도인데 그때 3으로 지켰으면 백이 유망했던 것이다. 실전은 흑45가 기민했다. 백46의 응수는 이것이 최선. 한때 검토실에서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3으로 백이 유망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진행이라면 물론 백이 좋다. 그러나 흑은 즉시 2로 끊어줄 이유가 없다. 먼저 A로 두어 백B면 흑C로 막을 것이다. 그 진행이라면 실전만도 못한 결과가 될 것이다. 백48.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 수가 또한 문제의 수라고 지탄을 받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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