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값싼 식품 시대' 끝나나

농산물값 급등으로 식품가격지수 최고치… 애그플레이션 우려도


밀ㆍ옥수수ㆍ우유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지난 30년간 누려온 값싼 식품시대가 종말을 맞았다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6일자)에서 보도했다. 올들어 밀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거의 모든 농작물의 명목상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코노미스트 식품가격지수는 지수가 만들어진 지난 1845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974년부터 2005년까지 30여년 동안 이어져온 식품가격의 하락세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2005년 이후 최근 2년 동안 실질 식품가격은 75%가량 급등했다. 농산물 가격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ㆍ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이에 따른 농산물 및 육류 소비 급증 ▦미국의 에탄올 등 대체 에너지 개발 붐으로 주원료인 옥수수 수요 증가 및 대체 농작물 재배 감소 등을 꼽았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의 1인 당 육류 소비는 지난 1985년 20kg에서 현재 50kg 이상으로 늘었다. 돼지고기값 상승과 사료용 옥수수 가격의 상승, 계란 등 다른 식품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전체 식품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미국의 에탄올 에너지 사용 증가 함께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자 농가에서 다른 농산물 생산을 줄이고 대신 옥수수 생산을 늘리면서 거의 모든 농산물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ㆍ베네수엘라 등 일부 국가에서 농산물 수출을 제한한 것도 농산물 가격의 급등을 부추겼다. 반면 그 동안 농산물 가격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호주 등의 작황 불황에 따른 공급 감소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곡물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제 농산물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8,900만 톤이 많은 16억6,000만 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농산물 가격급등은 농업이 국가생산의 주축인 일부 개도국들의 경제를 성장하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는 반면 물가 상승 등 더 많은 고통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등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그 증거이며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나 소득수준이 낮은 도시 및 농촌 빈곤층의 경우 식품가격 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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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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