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재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관련주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창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재매각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정 회장 부자는 약 1조1,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 부자는 어제 오후 보유 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 500여만주(13.39%)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습니다. 시간외대량매매는 시간외시장의 매매거래시간인 오전 7시30분부터 8시30분, 오후 3시10분부터 6시까지 종목, 수량, 가격 등이 동일한 매도호가 및 매수호가로 거래가 성립되는 제도입니다.
현대글로비스의 한 주당 매각 가격은 어제 종가 23만7,000원보다 2.7% 낮은 23만500원에 결정됐습니다. 정 회장 부자는 지난달 12일에도 블록딜을 추진했으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이번 매각 가격은 당시보다 5만원 가량 낮춘 것입니다. 이번 지분 매각 성공으로 정 회장 부자는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챙기게 됐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어제 종가 보다 각각 1.51%, 4.34%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는 대주주가 잔여지분을 2년간 매각하지 않기로 밝힘에 따라 어제보다 5.91% 상승한 25만1,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블록딜 성공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인터뷰] 이재광 이사 SK증권
“정 회장 부자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실탄을 마련한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본격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측은 이번 지분 매각은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1차 시도가 진행됐던 지난달 12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은 경영권 승계 차원이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가 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내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30%를 넘지 않게 돼 다음달 14일부터 적용되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과징금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스탠딩]
정몽구 회장 부자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두번째 시도만에 성공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과징금 부담에서 벗어난 만큼 계열사들의 주가도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영상취재 신귀복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