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믿음 안가는 목표주가

[기자의 눈] 믿음 안가는 목표주가 박해욱 기자 spooky@sed.co.kr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신용위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증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때맞춰 증권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새어나오고 있다. 비판의 핵심은 지수하락의 책임을 묻는 게 아니다. 증권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이중적인 행태에 대한 것이다. 증권사가 욕을 먹는 대표적인 사례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제시하는 종목추천과 목표주가다. 지난해 12월 초 한 증권사는 STX조선에 대해 목표주가로 10만2,000원을 제시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자 이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 달 사이에 목표주가를 무려 17% 가까이 내린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삼성전기에 대해 목표주가 7만원을 제시했던 한 증권사는 한 달이 지나자 목표주가를 이전보다 10% 내려잡은 6만3,000원으로 수정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 309개 종목 가운데 최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종목은 절반에 이른다. 해묵은 논란거리인 보고서 사전유출 의혹도 증권사를 불신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같은 의혹은 특히 거래소 상장종목에 비해 몸집이 작은 코스닥 종목추천에서 자주 눈에 띈다. 지난주 증권사로부터 매수추천을 받았던 코스닥 종목 가운데 이엠코리아ㆍ뉴로테크ㆍ엘앤에프 등은 보고서가 시장에 나오기 이전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물론 목표주가 수정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에서 돌발변수 출현에 따른 기업재평가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목표주가 수정이 시장상황 변화에 맞춰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시장상황이 반전되고 난 후에야 뒤늦게 쏟아져나온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에게로 돌아간다. 기관투자자에 비해 정보채널이 협소한 개인투자자의 경우 상당량의 투자정보를 증권사 보고서에 의지한다. “불신이 쌓이면 외면하게 돼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지금처럼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면 결국 투자자는 돌아서게 되고 그 피해는 다시 증권사로 돌아갈 것입니다” 라고 충고하는 한 개인투자자의 말을 헛되이 들어서는 안 된다. 입력시간 : 2008/01/1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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