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나로호 발사 성공] 세계 11번째 '스페이스 클럽' 가입… 경제 효과 2조 훌쩍

■ 성공 의미<br>설계·운영·발사장 노하우 축적<br>미국·러시아 등과 경쟁 발판 마련<br>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도 탄력



두 번의 발사 실패와 3차 발사에서도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이뤄낸 나로호(KSLV-I)의 성공은 우주발사체의 개발과 발사장 구축, 위성 운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오는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KSLV-Ⅱ)의 성공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30일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ㆍ러시아ㆍ프랑스ㆍ영국ㆍ중국 등과 우주산업 분야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10년이 넘는 준비기간과 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나로호는 100㎏급 소형 인공위성인 '나로과학위성(STSAT-2C)'을 고도 300~1,500㎞ 상공의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다. 총 15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 나로호는 길이 33m, 지름 2.9m, 무게 140톤의 2단형 우주발사체다. 이날 나로호는 발사지휘센터(MDC), 발사체통제센터(LCC), 비행안전통제센터(FSC) 등의 지휘로 오후4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발사 9분 후 나로과학위성이 목표 궤도인 302㎞에 안착한 것이 확인되면서 최종 성공했다. 분리된 나로과학위성은 발사 12시간 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첫 교신을 한다.


우리 땅에 우리 손으로 지은 발사장에서 발사체를 쏘아올린 점과 발사체 설계에서부터 발사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이 이번 발사 성공의 가장 큰 자산이다. 사업관리, 운영과정, 기술분석, 러시아와의 상호 토론 등을 통해 우주발사체와 관련한 전 과정에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또 두 번의 실패와 두 번의 발사 연기 과정을 극복하면서 결함 발생시 대처하는 노하우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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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번 발사를 통해 발사체 1단의 국산화 선행연구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번에 우리 연구진은 1단 대형 산화제탱크와 연료탱크를 설계ㆍ제작해 1단 추진체 탱크 개발기술을 확보했다. 추력 30톤급 액체 로켓엔진 선행연구를 수행해 액체엔진 핵심 요소 기술을 갖게 됐고 이를 토대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위한 추력 75톤급 액체엔진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발사체 상단(2단+페어링) 독자개발 기술이 검증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1차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던 페어링 분리가 이번 성공으로 극복됐다. 2차 실패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을 아예 없애고 2단(상단부)의 고전압 장치도 저전압으로 바꾸는 등의 작업도 벌여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차단했다.

발사장 지상시스템 기술도 전세계 우주강국은 물론 후발국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러시아 설계를 바탕으로 했지만 국내 여건에 맞게 고쳐져 그 기술력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발사 및 비행 상황을 통제하는 발사통제시스템은 국내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두 차례 실패를 통해 발사장 운영 경험을 확보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가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산업연구원(KIET) 분석에 따르면 나로호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적게는 1조7,588억원에서 많게는 2조3,445억원에 이른다. 발사체 개발에 따른 원산지 효과와 국가신인도 상승으로 제조업 분야의 수출이 최대 1조3,600억원 증가하고 국가 브랜드 홍보 효과 또한 최대 8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또 현대경제연구원은 '우주클럽 가입과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나로호 성공으로 우리나라의 우주 관련 시장점유율이 현 0.4%에서 0.6%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나라 관련 산업 시장규모도 2조 1,679억원에서 2020년까지 5조4,685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이를 통한 수출 증대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부대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로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우주산업 개발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등의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온전히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로 우주에 나가고 달에 착륙선을 보내는 꿈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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