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서다

이건희 회장 퇴진·전략기획실 해체<br>"지난날 허물 모두 떠안고 가겠다" 대국민 사과·퇴진 성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퇴진하고 삼성그룹을 총괄 지휘해온 전략기획실이 해체된다. 삼성은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제3의 창업’을 이루는 출발선에 서게 됐다. 이 회장은 2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지하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께 (드리는) 사과 및 퇴진 성명’을 통해 “오늘 삼성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아직 갈 길이 멀고 할 일이 많아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날의 허물은 모두 제가 떠안고 가겠다”며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과 사회의 도움이 컸다. 앞으로 더 아끼고 도와주셔서 삼성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키워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경영퇴진 결단을 내림에 따라 오는 6월30일까지 이 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문화재단 이사장 등 삼성과 관련된 일체의 직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또 부인인 홍라희씨도 리움미술관 관장과 문화재단 이사직을 떠난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최고고객책임자(CCO)직에서 사임한 후 경영여건이 열악한 해외법인에서 일정 기간 현장경영 경험을 쌓게 된다.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은 이어 ▦전략기획실 해체 ▦이학수-김인주 전략기획실 수뇌진 동반 사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CCO직 사임 등을 골자로 한 10개 항목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로써 사실상 각 계열사별 책임경영체제로 전환된다. 이 부회장은 이와 관련, “(퇴임 이후) 이 회장이 전략적인 조언이나 (각 계열사 CEO의) 리더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 주변에서는 “이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는 삼성의 경영 및 전략 기반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삼성으로서는 자의건 타의건 이번 결정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경영과 전략, 지배구도 구축 등 뉴삼성으로의 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지주회사 전환은 당장 20조원이 필요해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 25.64%를 4~5년 내 매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삼성그룹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에게 이 회장의 퇴임 이후 삼성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계열사 간 업무협의와 조정을 위해서는 사장단회의(사장단협의회)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신설할 방침이다. 업무지원실은 임원 2~3명 정도로 꾸려지며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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