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연일 급락 왜?


최근 코스닥지수가 연일 하락하는 배경으로 롱쇼트펀드의 매도전략과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의 잇따른 사임설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몸집을 불리고 있는 롱쇼트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가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쇼트(매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다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의 사임설까지 떠돌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90%(4.51포인트) 하락한 497.72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500포인트가 붕괴됐다.


코스닥지수가 5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26일(493.07) 이후 처음이다.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4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1월29일 517.05포인트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코스닥지수 하락의 이유로 최근 인기가 급상승 중인 롱쇼트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를 꼽고 있다.

국내 설정된 롱쇼트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들이 일부 중소형주를 타깃으로 쇼트 전략을 구사해 코스닥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량 종목으로 평가 받는 중소형주 주식을 연기금이나 기관·개인들로부터 빌려 매도(쇼트)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빌린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수(롱)해 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대차잔액(빌리고 갚지 않은 주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 일 평균 2억9,727만주였던 코스닥 대차잔액은 11월 3억8,618만주까지 치솟은 뒤 12월에도 3억7,000만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차잔액이 늘어날수록 지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한 펀드 매니저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한 중소형주를 펀드에 편입했는데 이 종목이 이유 없이 10% 넘게 빠졌다"며 "헤지펀드 운용사가 공매도 주문을 내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이어 "대형주 위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해도 될 텐데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형주를 타깃으로 공매도에 나서니 펀드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팀장,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 등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의 사임설이 잇따라 나오면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록 대부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지만 시장의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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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보통 펀드매니저들이 사임하면 펀드가 담고 있던 종목에 대한 교체 리스크가 부각되기 마련"이라며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던 매니저들의 사임설이 잇따라 나오면서 중소형주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세금 이슈 때문에 코스닥시장이 하락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경우 상장사의 보유지분이 4%이거나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이 40억원을 넘으면 대주주에 해당된다. 대주주에 포함되면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가 된다. 이에 따라 대주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들이 올해 안에 보유 주식을 처분하려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에서 벗어나 양도소득세를 피하는 전략을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꽤 있다"며 "지속적으로 매도물량이 나오다 보니 코스닥지수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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