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후변화의 경제학] <1부-2> 중국·인도를 잡아라

한국, 中·印과 동일규제땐 실질GNP 안줄어



한국, 中·印과 동일규제땐 실질GNP 안줄어 [밀려오는 波高를 넘어] (1부-2) 중국·인도를 잡아라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교토체제 이후의 세계 기후변화 질서를 의미하는 '포스트(POST) 2012'는 협상 결과에 따라 각국의 경제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의 폭이 크다.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양보할 수 없는 협상전(戰)을 시작했고 개발도상국은 개도국대로 자국의 이익에 맞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 10위의 온실가스 발생 국가임에도 불구, 온실가스 감축의무 대상에서 빠져 있는 우리나라는 감축의무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문가들은 "어차피 감축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협상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교토의정서 체제로 복귀하고 중국ㆍ인도 등이 감축의무 대상에 우리와 함께 포함되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각국의 협상전략은=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2004년 기준) 미국이 1위, 중국 2위, 인도 5위, 한국 10위 등의 순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1990~2004년)은 19.8%인 반면 중국은 109.8%, 인도는 87.5%다. 따라서 포스트 2012 협상의 핵심 포인트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인도를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중국은 '강제감축 절대 반대'다. 선진국들은 이제까지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하면서 경제성장을 해놓고 이제 와서 경제발전을 하려는 중국ㆍ인도 등을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위 '역사적 책임론'이다. 따라서 중국의 입장은 '자율감축' '경제성장과 연계한 감축'을 내세우고 있다. 전초전(교토의정서 체제)의 패권을 쥔 유럽연합(EU)은 국가별 감축목표 강제할당 방식의 교토의정서 체제를 확대, 발전시키자는 입장이다. 쥐고 있는 패권을 놓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개별 국가의 경제성장 단계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 자발적인 감축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어떠한 규제든 중국ㆍ인도와 함께 가야 한다는 '물귀신' 작전을 구사한다. 가뜩이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만 규제를 받고 중국ㆍ인도가 빠진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인 셈이다. ◇'포스트 2012' 협상의 핵심 쟁점=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교토의정서상 의무감축 대상인 선진국(부속서Ⅰ국가)의 2012년 이후 새로운 감축의무 설정이다. 여기에는 2001년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의 참여 여부도 함께 포함된다. 또 감축의무를 갖지 않았던 개도국(비부속서Ⅰ국가)의 감축의무 부담이 어떤 식으로 결정될지도 '포스트 2012' 협상의 가장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우리나라의 감축의무 방식이 결정된다는 것뿐만 아니라 비부속서Ⅰ국가군을 어떤 식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의 폭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개도국은 현재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고 우리나라는 그룹1(멕시코ㆍ아르헨티나ㆍ인도네시아ㆍ브라질ㆍ콜롬비아ㆍ아세안국가)로 분류돼 있다. 중국ㆍ인도 등은 그룹2, 남ㆍ북아프리카 등은 그룹3으로 나뉘어져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임재규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감축방식도 중요하지만 중국ㆍ인도 등과 묶여서 동일 규제를 받는지 여부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자칫 중국ㆍ인도 등과 묶이지 않고 우리만 규제를 받는 최악의 경우 GNP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이들 국가에 비해 두 배나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 참여방식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감축의무 방식은 40여개가 넘는다. 각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감축방식은 크게 ▦EU 중심의 '절대적 감축방식' ▦온실가스 배출 관련 지표와 연동해 감축방식을 정하는 '상대적 감축방식' ▦미국과 개도국들이 내세우는 '자율적 감축방식' 등이 있다. ◇한국, 중국ㆍ인도와 같은 감축의무 받아야=정부도 인정하듯 우리나라는 이번 '포스트 2012' 협상에서 감축의무를 지게 될 가능성이 100%다. 결국 어떤 국가군과 묶이고, 어느 정도 감축하느냐에 따라 경제ㆍ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확실한 전략을 가져야 한다. 선진국은 어떤 식이 됐건 미국과 개도국의 참여범위를 확대하려는 심사다. 개도국 등의 온실가스 감축 정도가 클수록 선진국 전체가 지불하는 경제적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교토의정서 체제에 참여하느냐, 그리고 중국ㆍ인도 등의 국가와 묶여서 함께 참여하느냐 여부에 따라 경제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극과 극이다. 최악의 상황은 미국ㆍ중국ㆍ인도가 모두 빠지고 우리가 포함된 개도국 1그룹만 강제감축 대상에 끼는 경우다. 이 경우 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우리의 실질 국민총생산(GNP)은 약 20%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가 1995년 온실가스배출량 대비 약 5% 감축하는 것을 전제한 결과다. 그러나 미국ㆍ중국ㆍ인도가 모두 참여하고 개도국 그룹1과 그룹2의 감축정도가 낮다면 선진국은 소폭(-0.14%포인트), 개도국은 중폭(-0.40%포인트) 실질 GNP가 하락하는 대신 우리는 GNP 성장률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ㆍ인도와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7/11/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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