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냉철한 이세돌

제8보(101∼114)



흑7로 확실하게 연결한 것은 어쩔수없다. 참고도1의 흑1로 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백2를 당하는 순간 사고발생이다. 왼쪽의 흑 9점이 속절없이 떨어지는 것이다. 백8로 끊은 데서 기나긴 접전은 일단락되었다. 원래는 매우 허약해 보였던 중원의 백대마가 10집이나 내고 안정했다. "과연 쎈돌이로군. 이런 결과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서봉수) 백8은 그 자체로도 크거니와 무엇보다도 선수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흑이 손을 빼면 안되는 자리인 것이다. 박영훈은 흑11로 보강하기에 앞서 흑9로 백의 응수를 타진했다. "상당한 배짱이야. 과연 그곳이 선수가 될까."(서봉수) 한참 망설이던 이세돌은 백10으로 곱게 받아두었다. 참고도2의 백1로 두면 흑2가 위협적인 공격수가 된다. 백3으로 탈출하려 해도 흑4의 맥점이 있어서 차단되는 것이다. "이세돌은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아주 냉철합니다. 승부사답지요. 절대로 욕심을 안 내고 확실한 길을 갑니다."(목진석) 사실은 참고도2의 백1로 두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백3으로 4의 자리에 두면 하변의 백대마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그것을 알면서도 이세돌이 하변을 곱게 살아둔 것은 백14의 자리에 손을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백14가 놓여서는 백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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