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금리인상 전망… 세계 금융시장 최대악재 부상

미국 경제가 뚜렷한 과열조짐을 보임에 따라 미 정책당국은 올해 「인플레와의 전쟁」을 최대 과제로 떠안게된 셈이다.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갈수록 치솟기만 하는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금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채비를 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는 주가의 천적인 금리수준의 인상폭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게될 전망이다. ◇금리 인상 폭과 시기= 미 경제의 가파른 성장세가 좀체로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올해 금리 인상폭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FRB가 이번에 0.25%포인트만 올리고 3월 차기 회동에서 같은 폭으로 추가 인상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이다. 경제여건을 감안한 단계적인 금리 인상설이 지배적인 견해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FRB는 올해 0.25%씩 세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왔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수석연구원 다니엘 로펜버그도 『FRB가 현재로선 단계적으로 접근하길 바랄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인플레 위험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FRB가 강하게 행동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월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금리를 0.5%포인트까지 대폭 인상, 충격적인 요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카고 소재 노던 트러스트의 경제분석가 폴 카스리엘은 『성장 둔화조짐이 아직 없으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인 고금리현상 부추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세계적인 고금리현상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 퇴치라는 본연의 임무로 복귀하면서 통화긴축기조를 바짝 조이게될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편이다.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총재는 30일 BBC방송에 출연, 『유로화 폭락이 인플레현상을 부추기고 임금 상승을 초래한다면 금리를 올려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국가의 인플레율은 지난해 12월 1.7%까지 치솟아 연간 억제선인 2%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고금리현상은 국제 자금흐름의 급격한 재편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기관인 제프리사의 수석분석가인 아서 헤건은 『자금이 주식에서 대거 빠져나와 채권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금리가 기업들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키고 수익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주식의 메리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의 「뇌관」이 되고 있다. ◇아시아경제, 타격은 불투명=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아시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국제유동성은 계속해서 아시아에 머무르게될 것이라는 예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1일 아시아가 과거와 달리 자생력을 갖추기 시작한데다 유럽과 일본경제도 미약하나마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미 경제의 충격파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버트 나이스 IMF 아태담당국장은 『미국경제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일본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유럽경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아시아의 수출이 현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이 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까지 인상, 미 경제의 경(硬)착륙을 초래할 경우 아시아 등 세계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ING베어링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팀 콘던은 『대폭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급격히 위축된다면 아시아가 그동안 쌓아올린 경제 회복은 단번에 허물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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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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