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샘표식품 경영권 형제다툼

◎박승재 전 사장 “이사회 대표이사 선임 무효”/박승복 회장 등 대상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샘표식품이 친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30일 샘표식품 전사장인 박승재 부회장등 주주 37명은 현사장인 박진선씨와 박사장 부친인 박승복 회장을 상대로 「대표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지난 29일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샘표식품은 지난 4월15일 열린 이사회에서 7명의 이사중 5명의 이사가 합의, 전사장인 박승재씨를 경영일선에서 후퇴시키고 박진선전무이사를 사장으로 전격 선임했었다. 박승재씨 측은 소장에서 「신임사장과 박승복회장이 회사 정관에도 없는 아파트 건설사업을 창동공장부지에 추진함으로써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난 15일 개최됐던 이사회는 이사진 구성과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대표이사선임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샘표식품의 한 관계자는 『회장인 박승복씨가 지난 3월20일 이사들에게 회사발전의 계기로 삼자며 전 임원들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종용한 뒤 9명의 이사중 박승재씨의 측근인 김갑수, 현광자 이사만 해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결국 나머지 7명의 이사중 불참한 박승재씨와 기권한 박승우씨를 제외한 5명만이 이사회에 참석해 현 대표이사인 박진선씨를 선임했다』며 『이 과정에서도 이사들에게 자리를 보존해주는 것을 빌미로 반강제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승재씨의 소송을 담당한 충정 법무법인의 이영석 변호사는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경영권분쟁으로 창업주 박규회씨의 장남 박승복 회장과 셋째아들 박승재부 회장간의 본격적인 지분확보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관련, 박승재씨측은 소장에서 보유지분율이 14.98%라고 밝혔는데 박씨의 개인 지분율은 2.67%에 그치고 있어 이미 박승재씨가 경영권 장악을 위한 우호세력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월결산사인 샘표식품(자본금 44억원)은 지난 46년 설립된 국내 최대 간장제조회사로 지난해 반기 3백70억원 매출에 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량기업이다. 지분 분포상황은 현회장인 박승복씨외 36명이 33.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강용운> ◎미니해설/아파트 건립문제로 대립… 지분경쟁 가능성 샘표식품의 경영권분쟁은 전 사장인 박승재씨와 현 회장인 박승복씨간의 지분경쟁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창업주의 3남인 박승재씨는 대학졸업후 39년동안 부친곁에서 회사 경영을 도왔고 장남인 박승복씨는 지난 80년초 공직을 그만두고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회사를 공동경영해왔던 두사람의 사이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박승복씨의 아들인 현사장 박진선씨가 회사에 들어온 지난 90년부터다. 특히 박승복, 진선 부자가 창동에 있는 공장부지(시가 1천억원)에 아파트 건립을 독자적으로 추진하자 형제 사이는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됐다. 회사관계자들은 아파트 건립 등의 문제로 박승재씨와 형인 박승복씨가 회사내에서 사사건건 대립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관계자는 『현사장인 박진선씨가 지난해 말 보유지분을 은밀하게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권 탈취를 도모해왔다』며 『대표이사가 바뀌는 것은 미리 예견됐던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승재씨측에서는 이번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과는 별도로 조만간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해 대표이사를 재선임할 계획이어서 형제간의 지분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대해 박승복씨측은 『이사회는 정상적으로 개최돼 문제가 없다』면서 『임시주총에서 표대결때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밝혔으나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강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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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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