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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6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당권 경쟁 구도가 문재인·박지원 양강 체제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 등 이른바 '빅 3'에 대한 불출마 요구를 해온 의원들은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의 요구와 당원동지 여러분의 열망에 부응하고자 2·8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혁명적 수준의 혁신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면 이 당의 문지기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의 혁명과 승리를 위해 작은 밀알이 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의 사퇴 결정은 이른바 '빅3'의 불출마를 요구한 당내 30명 의원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30명 의원과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그분들의 말씀이 일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박지원 의원에 대해 "다른 분들의 출마문제는 그분들이 판단하실 일"이라면서도 "통합과 혁명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당 대표로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 의원이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의 비서실장 간 대결로 양분된다면 또 호남 대 영남이라는 구시대적 대결구도로 짜인다면 당내 분열이 깊어진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에게도 사퇴압박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창일 의원 등 빅3 불출마를 요청한 의원들은 정 의원의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문재인·박지원 의원의 결단도 촉구했다. 강 의원은 "계파를 뛰어넘는 혁신을 위해 정 의원이 답을 준 만큼 두 분(문재인·박지원) 역시 당이 계파를 뛰어넘는 변화를 할 수 있도록 답을 줘야 할 때"라며 "문 의원이 (불출마 요청을 할 당시) '진지하게 고민을 하겠다'고 했던 만큼 불출마를 기대하고 확신한다. 박 의원도 (이 같은 요청에) 화답해주기를 소망한다"고 압박했다. 강 의원은 두 사람의 출마 강행시 대책과 관련, "출마 여부는 29일 등록해봐야 하는 것인 만큼 시간이 며칠 남았다"며 "의원들과 중앙위원회의 여론 흐름을 잘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강행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강원도청 브리핑실에서 "정 전 대표의 당 대표 불출마 선언 전 전화통화를 하면서 '정 전 대표의 경륜과 경험 등을 잘 받들어 모시고 제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집권을 위해 꼭 함께하자'고 얘기했다"며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다졌다. 특히 자신의 트위터에 "정 전 대표께서 계획했던 당의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모시고 제가 잘하겠다고 다짐한다"며 정 의원 지지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