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송현칼럼] 불확실한 세계와 기회

[송현칼럼] 불확실한 세계와 기회 데이비드 전 디스커버리 사장 지난 두 달 동안 세계 경제는 불확실했고,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현대에 들어와 세계가 가장 장기간의 유동성 확대를 경험한 이후 우리는 추측과 기대의 단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들에게 가까운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사이클의 주기와 금융 시장의 성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는 이슈들이 너무 많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단지 경제성장률이나 연말 증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보다 다양한 시장의 변수들을 알아가는 일이 더욱 가치 있다.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 마켓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계 경제의 불균형 현상 중 하나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이다. 또한 미국 민간부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980년대에 100%에서 지난해 160%로 급등했다. 부채 비율이 상승한 것은 모기지론과 같은 상품들이 개발된 탓도 있지만 자금 차입 비용이 낮았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과제는 점진적인 부채 축소를 모색하는 것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금융상품들에 대한 수요를 폭증시켰던 기록적인 장기간 유동성 팽창은 지나갔다. 지난 10년간의 유동성 폭발은 흥미로운 트렌드들을 낳았다. 글로벌 마켓은 여러 종류의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거시경제 리스크, 신용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듀레이션 리스크 등은 세계 금융 시장이 풍부한 유동성을 담보로 할 때에나 감수해야 했던 것이었다.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기에는 금융시장은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지, 리스크의 적정 비용은 얼마나 인지 산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앞서 언급했던 리스크들 중 신용과 유동성 리스크 두 가지가 가장 걱정거리다. 세계 금융시장에 몰아 닥쳤던 '유동성 쓰나미'로 투자자들은 주류 금융 상품이 아닌 것에도 돈을 쓸어 넣었고, 다양한 신용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투자자들이 신용과 유동성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도록 지금의 투자열풍이 질서 정연한 시장의 이벤트로 판명되길 바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은 결코 정상적이지 못한 것이다. 한때 '월가(街)의 애인'이었던 인도의 중소형주 지수는 5월 들어 급락하면서 3주동안 40%나 빠졌다. 미국의 금융시장도 크기만 클 뿐이지 신용과 유동성 리스크를 모두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BBB등급 회사채와 미 국채와의 금리차이(스프레드)는 지난 2000년 말 2.5%에서 현재 1.5%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만약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금리 인상이 뒤따른다면 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이고, 이런 현상이 인도 사례처럼 빠르게 진행된다면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준비된 투자는 시장의 패닉을 이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1997~1998년의 금융 위기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그것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잠재적인 시장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숙제를 열심히 해야 한다. 한국은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기사 제목만 볼 것이 아니라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미 국채 10년물을 넘어서 미국 시장 전반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외국 자본이 한국의 금융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처럼 한국 자본도 외국 시장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 앞으로 5년간 세계 금융 시장은 한국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기회들은 막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 준비됐는가. 입력시간 : 2006/07/1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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