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가 출자전환 부담줄이기 '氣싸움'

LG전자·화학, 카드증자 거부

추가 출자전환 부담줄이기 '氣싸움' LG전자·화학, 카드증자 거부 • LG카드 관련 지원일지 • 정상화냐 파국이냐 '채권단 요구에 대한 전면 거부인가, 아니면 분담을 줄이기 위한 기(氣)싸움인가.' LG전자ㆍ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15일 임시이사회 후 간담회를 갖고 채권단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정하면서 LG카드 정상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는 단지 외견상 움직임일 뿐이라는 게 관계 당국과 금융계의 반응이다. 겉으로는 정면대결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이는 LG그룹과 채권단이 추가 출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싸움의 성격이 더 짙다는 것이다. LG전자와 화학이 이사회 안건에 올려 채권단 요구를 거부하기로 결의한 것이 아니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정리한 데서도 이 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이사회에서 채권단 요구에 대한 거부를 결의할 경우 번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LG측에 요구한 책임을 다한 상황에서 부실책임에 대한 도덕성을 들어 추가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어긋난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국장은 이와 관련, "LG카드 증자문제는 채권단과 LG그룹이 알아서 할 문제지만 LG그룹에 대해 채권단이 금융제재를 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 "채권단 요구는 여론몰이식 협박이다"=LG카드에 추가 증자를 하라는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LG그룹은 여전히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적으로 출자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LG카드가 유동성위기에 몰렸을 때 이미 채권단 요구를 다 들어줬는데 이제 와서 다시 추가부담을 강요하는 것은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영부실이라는 죄를 져 판결이 난 대로 '죄값'을 치렀는데 추가로 죄값을 더 받으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출자전환 요구를 수용하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집단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채권단 요구를 거부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LG측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LG카드의 부실은 LG측의 책임이 있으니까 무조건 지원하라. 그렇지 않으면 청산밖에 없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여론몰이식 협박"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사외이사들이 주주소송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없는데다 LG상사 등 몇몇 계열사들은 공정거래법상 타사(계열사 포함)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법정한도 때문에 설사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이로 인해 일부사들은 아예 이사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채권단, "오너가 결단을 내려라"=LG카드 채권단은 LG그룹이 끝내 출자전환을 거부할 경우 청산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특히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려 사태를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LG그룹에 계열사의 입장과 대주주 입장을 모아 채권단에 전달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라며 "오는 20일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이사회가 거부했기 때문에 그룹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논리로 몰아가고 있지만 그룹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LG카드 계열사가 공식 이사회가 아닌 이사간담회에서 논의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채권단은 LG 계열사의 거부 움직임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가 증자에 실패할 경우 청산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청산을 통해 채권이 휴지조각으로 바뀌면 LG그룹에도 막대한 피해가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딜로鉗?좁냔쳄?LG카드가 청산될 경우 LG그룹은 보유채권 1조2,000억원 중 2,600억원만 회수가 가능하지만 LG그룹의 출자로 증자가 성공하면 7,500억원 이상 회수가 예상돼 5,000억원 정도 유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입력시간 : 2004-12-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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