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국, 유럽 등 세계 실물경제 지표 급속 악화… 韓 경제도 타격 조짐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한국경제의 불안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4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경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빠져들고 있고,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하늘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3년전 미국 월스트리트를 강타한 금융시장의 불안이 아직까지 꺼지지 않고 남아 드디어 세계 실물경제까지 압박하는 양상이다. 미국과 유럽 외에 한국의 실물경기에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말 발표된 한국의 8월 수출은 전월보다 27.1% 늘어난 463억8,400만 달러, 수입은 29.2% 증가한 455억6,2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흑자는 8억2,100만 달러로 7월의 63억1,6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의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늘었으나 전월보다는 0.4% 줄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추락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의 정보기술(IT) 분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연결재무제표 기준)는 4조5,894억원으로 한 달 전의 전망치인 5조3,757억원보다 14.6% 줄었다. 기업별로는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13억원으로 8월 초 1,410억원에 비해 99.1% 줄었다. 이런 가운데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한국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한달새 0.2%P 낮춘 4.0%로 잡는 등 급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4일 외국계 투자은행과 국내증권사,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UBS를 비롯한 9개 외국계 투자은행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0%로 한 달 전의 4.2%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아시아 분석 대상 10개국 중에서 태국(3.9%)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이 9.1%로 가장 높고 홍콩 5.6%, 인도네시아 6.4%, 대만 4.9% 등이다. 투자은행별로 보면,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26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3.8%로 0.7%포인트 낮췄다. UBS는 3.8%에서 3.3%로 0.5%포인트 내렸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대만은 세계 경기에 가장 취약한 시장"이라며 두 나라 주식시장의 투자의견으로 `비중축소'를 유지했다. 씨티는 4.3%에 3.7%로, 골드만삭스는 4.3%에서 4.2%로 각각 낮췄다.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실물경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JP모건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의 자료를 취합해 산정하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8월에 50.1로 전달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하위 지수인 신규 주문은 49.4로 떨어져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전 세계 금융시장 참가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고용지표도 최악이다. 미국 노동부는 8월 고용자 수가 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나쁜 성적으로 평가됐다. 시장에서는 8만명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일에는 미국 백악관이 올해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1% 후반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2월 2.7%에서 1.7%로 축소된 것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로존 PMI는 지난 8월 49로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제조업경기 위축의 심각성을 보여준 사례다. 지난달 중순에는 독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보다 0.1%, 작년 동기보다 2.8% 각각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그리스(-5.05%)나 포르투갈(-0.55%) 등 `문제국가'들의 경제는 지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재정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노르웨이의 국내총생산(GDP)도 0.4% 줄었다. 일본의 2분기 GDP는 작년 동기보다 0.92% 감소했다.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잘 버텼던 중국이나 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도 실물경제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8월 제조업 PMI는 50.9로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 예상치(51.0)를 밑돌았다. 특히 신규수출주문지수가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48.3을 나타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브라질 경제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보다 3.1%, 전분기보다 0.8% 증가하는데 그쳐 성장속도가 많이 느려졌다.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3% 중후반 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경기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에 전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동률, 산업생산, 소매 등 전반적인 상황이 나빠졌다.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탄탄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브라질 경제도 세계 경기침체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러시아의 2분기 성장률은 브라질과 유사한 3.4%에 그쳤다. /온라인뉴스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