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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6> 송파구 풍납토성


멸망한 국가가 모두 그렇겠지만 660년 이후 백제사는 특히 홀대 받았다. 그나마 두 번째, 세 번째 수도였던 웅진(공주)와 사비(부여)는 '흔적'이라도 보이지만 한성(서울)은 말 그대로 땅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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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의 도성 위치를 두고서도 그동안 경기 하남설과 충남 천안설 등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풍납토성 내에서 청동제 초두(손잡이가 있는 세발 달린 솥) 등의 각종 유물이 쏟아지고 궁궐 유적도 발견되면서 풍납토성이 정설로 자리 잡았다. 1925년 서울을 휩쓴 대홍수에 일부가 드러났고 1960년대 부분 조사를 거쳐 본격적인 발굴은 1997년 시작됐다.

하지만 많이 늦었다. 강남개발과 함께 풍납토성은 아파트 같은 건물의 홍수에 파묻힌 상태다. 유물은 현재 지표면 4~5m 아래에서 발견된다. 비바람에 깎이고 토사가 쌓이면서 높이 11m 이상이었던 성벽은 야트막한 언덕이 됐고 3.5㎞였던 둘레는 2.2㎞만 남았다. 건축물들을 어떻게 하지 않는 한 대다수 유물ㆍ유적은 다시 햇볕을 보기 힘들 것이다. 백제사는 여전히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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