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영화 '미쓰와이프'로 돌아온 배우 엄정화

일 중심의 삶… 이제야 돌아보는 여유 생겼죠

닫힌 삶 살던 주인공 나와 닮아

'진짜' 아줌마 연기 즐거운 경험

가수·배우로서의 나 지켜가고파


"저는 '내 삶에서 일이라는 가치를 흔들 수 있을 만한 것들이 과연 있을까' 라고 줄곧 생각해 왔고, 그렇게 일 위주로 살아온 사람이에요. 하지만 영화를 찍으며 조금은 달라진 듯 해요. 극 중 가족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며 내가 알지 못하는 삶 또한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 무엇도 내가 하는 일보다 즐겁지는 않을 거야'라며 닫아놨던 부분이 조금은 열린 기분이에요"


13일 개봉하는 영화 '미쓰와이프'로 2년 여 만에 극장가를 찾은 배우 엄정화(46·사진)를 만났다. 영화는 화려한 싱글의 삶을 누리던 여성 변호사 이연우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하루 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의 삶을 살게 된다는 상황에서 시작하는 휴먼 코미디. 엄정화는 이 영화를 택한 이유에 대해 "닫힌 삶을 살던 여성이 타인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이 영화에서 영향을 받아 조금은 변한 것 같다고 배우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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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의 연기는 이번에도 호평을 받았다. 코믹한 모습에서 당찬 연기까지, 극을 이끄는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진짜' 아줌마를 연기한다는 점은 배우로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엄정화는 "의상도 편했고, 큰 소리로 웃어도 됐고, 모든 것이 너무 편안했다"며 "아줌마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처음 연기했다는 점에서 좋고 남편(송승헌 분)과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을 통해 어떤 판타지를 채워줄 수 있을 것도 같다"고 했다.

1992년 배우로 데뷔한 엄정화는 지난 23년간 가요계와 영화계를 종횡 무진하며 쉼 없는 활동을 펼쳐왔다. 미니앨범을 포함해 총 10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총 18편의 영화를 찍었다. 한 때는 주연을 맡은 2~3편의 영화가 한 해 연달아 개봉할 정도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기에 2년 여만의 신작을 내놓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낯설어 보였다. "예전에는 쉬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도 그 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조바심을 내고 불안해 했던 것 같다"던 엄정화는 "이제야 조금 주위는 물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가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서른 살, 마흔 살 넘은 여배우가 계속 주역을 맡아 영화를 할 수 있을까에 누구도 답을 하지 못하던 시기였죠. 하지만 지금은 그 경계들이 깨졌잖아요. 자신에 부끄럽지 않게 계속 열정적으로 일을 해 나가는 게 동료나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계속 자신을 지켜가고 싶어요"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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