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카다피 축출' 전방위 압박

함정 출격등 군사개입 준비… 300억弗 규모 자산 동결<br>오만·예멘등 인접국 시위도 확산일로

반정부 세력의 무력공세와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에도 꿈쩍 않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축출하기 위해 미국이 전방위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리비아 내 미국인 철수를 기점으로 공개적으로 카다피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미 정부는 리바이에 대한 군사개입 준비에 돌입하는 한편 3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동결시키는 등 다각도에서 카다피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하지만 카다피는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며 반정부 세력과의 교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 "카다피 해외 망명해야"=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28일 무아마르 카다피가 해외망명을 택하는 것이 리비아 사태의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카다피 정권의 군용기 사용을 막기 위해 리비아를 비행금지 구역으로 선포하는 방안을 포함해서 카다피 퇴진에 필요한 조치들을 동맹국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리비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하고 신속한 반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카다피는 리비아를 통치할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즉각 퇴진을 거듭 촉구했다. 신속한 카다피 축출을 위해 미국은 군사와 재정 양면에서 리비아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리비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한 논의와는 별도로 미국은 해군 함정과 공군 전력을 리비아 쪽으로 이동시킴으로써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군사개입 의지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또 재무부는 사상 최대규모인 300억달러 규모의 리비아의 미국 내 자산동결 조치를 내렸다. ◇카다피는 '요지부동'…차베스도 동조=미국을 주축으로 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카다피의 입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벵가지와 아즈다비야 등지에서는 반격에 나선 카다피 세력의 공세로 격한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카다피는 이날 미국 ABC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모든 국민은 나를 사랑한다"며 자신은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기 때문에 사임할 이유가 없다고 밝혀 국내외의 퇴진 압박을 물리쳤다. 그는 또 자신은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서방국가들이 "리비아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다피의 우방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카다피의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리비아 사태 이후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해 왔던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 학생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나는 오랜 친구(카다피)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리비아를 침공하고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리비아를 비난하는 것은 그들이 리비아의 석유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중동ㆍ북아프리카 소요는 확산 일로=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별다른 진전 없는 국지적 교전상태에 빠진 사이 다른 국가들의 시위 움직임은 확산 일로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오만의 반정부 시위가 수도 무스카트로 확산되고 있다며, 튀니지발 민주화 시위가 아라비아반도의 오만 중심부까지 번져 감에 따라 대규모 시위 물결이 페르시아만의 다른 국가로 추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만에서는 지난달 28일 제2의 항구이자 정유시설이 밀집지인 소하르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시위대 7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으며, 수도에서도 소규모 집회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거국적 연립정부 구성을 야권이 거부한 가운데 1일 '분노의 날'을 맞이했다. 야권은 이날 전국적인 집회를 주도하며 살레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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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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