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풀 꺾인 인플레 압력… 外人·기관 포트폴리오 바꾼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관과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면 경기상승 속도도 늦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정유ㆍ화학과 정보기술(IT) 등 경기에 민감한 기존 주도주에 대한 비중은 줄이고 보험, 음식료품, 은행, 건설업 등 내수주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외악재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기 전까지 당분간은 기존 주도주 보다는 경기방어주 위주로 투자하길 권유하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지수가 3.37% 하락하는 동안 보험(8.37%), 운수창고(4.89%), 건설업(4.45%), 의약품(3.25%), 금융업(2.41%), 음식료품(2.29%), 종이ㆍ목재(2.26%) 등은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이들 업종들은 대부분 경기방어주에 속하는 내수주들로 조정장에서 오히려 힘을 내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기존 주도주라고 할 수 있는 전기ㆍ전자(-7.75%), 화학(-6.57%) 등은 각각 2ㆍ4분기 실적 악화,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맥을 못추고 있다.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도 5.98%나 내려 코스피지수를 크게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업종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IEA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기존 주도주를 줄이고 내수주를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폴 도노반 UBS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에서 더 이상의 양적완화 정책은 없을 것이며, 연방준비위원회는 유동성을 서서히 회수할 것”이라며 “유가 등 상품가격 역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이고, 특히 유가하락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시장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1조1,61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융업(6,633억원)과 보험(5,288억원), 건설업(4,551억원), 운수창고(1,833억원), 유통업(1,142억원), 기계(606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전기ㆍ전자업종과 운수장비업종은 오히려 5,815억원, 4,080억원씩 더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1조3,575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의 경우도 금융업(3,241억원), 운수창고(1,110억원), 은행(706억원), 유통업(575억원), 전기가스업(453억원), 섬유ㆍ의복(183억원), 음식료품(134억원), 의약품(104억원), 종이ㆍ목재(84억원) 등은 오히려 더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화학(6,208억원), 운수장비(4,317억원) 등에 집중돼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잦아듦에 따라 당분간은 경기방어적 성격의 업종들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정유주 등이 실적에 직격타를 맞은 반면 상대적으로 대외경기 요인에서 자유로운 내수주는 이에 대한 수혜를 입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으로 인한 효과는 중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당분간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존주도주인 화학ㆍ정유 등은 모두 지난달 보다 투자 매력이 떨어졌고, IT도 저가매력을 제외하곤 투자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업종별 가격ㆍ실적ㆍ기업가치 등을 분석한 결과 운송, 기계, 조선, 건설, 보험, 음식료 등은 투자 매력도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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