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경부의 속내는 복잡하다. 지경부 핵심관계자는 17일 "대형마트들이 국민편익이 걸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전했다. 지경부가 주무 부처인데다 강제휴무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경부가 생각하는 첫 번째 문제는 물가다. 지난 1월 기준으로 국민들이 소비하는 식품(농수산물 포함)의 57.9%는 마트에서 산 것이다. 그런데 강제로 휴업을 하게 되면 신선식품 보관, 처리 비용이 올라가게 되고 이는 물가인상 요인이 된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시금치 같은 엽채류와 고기류 등은 금방 상하는데 중간에 영업을 안 하게 되면 폐기비용이 늘어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며 "물류 차원에서도 쉰 다음날 물건 운반차량이 몰리면 물류비용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은 가격이 올라 부담이고 물가관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경부도 곤란한 셈이다.
풍선효과도 걱정거리다. 서초ㆍ강남구 등은 사실상 이렇다 할 재래시장이 없다. 서초구의 관계자는 "구의 특성상 주민들의 편의를 생각하면 마트 강제휴무는 쉽지 않다"며 "서울 시내 다른 구들도 상황이 제각각이라 휴무 요일이나 횟수를 다르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경부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서초구 양재에 위치한 코스트코는 지금도 각 지역에서 사람이 몰리는데 다른 구의 휴업일에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지경부 관계자는 "마트 이용층이 시장과 동네 슈퍼 등을 대신 이용할지는 따져봐야 한다"며 "풍선효과가 생기면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국민 편익감소도 문제다. 맞벌이 부부 등이 주말을 이용해 마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강제로 휴무를 하게 되면 다른 날을 택해야 하는 등 불편이 생긴다. 대형마트의 휴무를 요구하는 쪽은 주말에 조치가 취해져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재래시장을 보호하고 골목상권을 육성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마트 근로자의 쉴 권리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국민 편익 문제, 실제 효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