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30집 이득을 봤지만

제9보(123~143)



하변의 팻감을 외면하고 실전보의 흑23으로 패를 해소한 것은 필연이었다. 하변에는 여러 개의 팻감이 나오므로 흑이 견딜 도리가 없는 입장이다. 이렇게 해서 하변의 백은 포로의 신세에서 적의 병력 돌 5개를 도리어 포로로 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 크기는 무려 30집에 해당한다. 희한한 것은 강동윤이 30집의 이득을 보았건만 형세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요. 좌변의 흑이 백의 집을 철저히 파괴하면서 크게 살았고 좌상귀에서도 흑이 많이 이득을 보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전에 워낙 흑이 앞서 있었구요."(윤현석) 이세돌은 흑31로 확실하게 보강해 버렸다. 상식적으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이 반상최대지만 그것이 백2로 두는 수 때문에 분란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실전처럼 못질을 한 것이었다. 덕택에 강동윤은 백32 이하 38을 모조리 선수로 두는 권리를 얻게 되었다. 백40은 중원 방면에 역점을 둔 끝내기. 참고도2의 백1로 두고 싶지만 그것은 흑2를 당하여 도리어 불만이다. 흑43은 마지막 큰끝내기. "형세가 아주 미세합니다. 그렇긴 해도 흑이 조금은 남기는 것 같아요. 1집반 정도로 보입니다."(온소진) 반집이라면 몰라도 1집반이라면 절정 고수의 바둑에서는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이세돌의 지독한 실리챙기기가 오늘은 제대로 들어맞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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