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車 '빅3'까지 공세…환율전쟁 본격화하나

IMF에 대해선 '日 환율정책' 고강도 개입 촉구<br>폴슨 재무 "中 투자·금융정책등 시장원칙 준수를"<br>12월 연례실무회동 앞둔 '對中 압박용' 시각도



미국 경제계에 ‘제너럴모터스(GM)의 이익이 미국의 이익’이라는 말이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지난 1985년 미국 정부가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주요국 재무장관을 불러놓고 달러의 인위적 절하를 강요한 것은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폴크스바겐에 밀리던 미국 GM의 요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뒷얘기도 국제 환율 전쟁에서 미국의 속셈을 반영한다. 플라자 합의 이후 GM은 경쟁력을 회복했고 일본과 독일의 경제는 침체의 나락에 빠졌다. 21세기 들어 또다시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빅3의 경쟁력이 떨어지자 미국은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통화절상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과 미국 자동차업계가 중국과 일본에 동시 다발적으로 통화절상을 요구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본격적인 통화 전쟁을 벌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빅3가 이날 일본에 인위적으로 엔화를 저평가하는 정책을 그만둘 것을 강도 높게 요구한 것도 미국의 환율 전쟁이 자동차업계의 요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했다. 국제자동차생산자협회(AIAM)가 워싱턴에서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빅3는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엔화의 20~25% 평가절상을 위해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IMF가 2000년부터 일본의 엔환율 정책을 분석해 그 결과를 늦어도 내년 3월 이전까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은 엔화의 낮은 환율 때문에 도요타ㆍ혼다ㆍ닛산 등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미국 기업이 가격경쟁에서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포드의 한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낮은 환율로) 자동차 한대당 약 4,000~1만2,000달러의 이익을 얻고 이는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로 들어간다”고 불평했다. 중국에 대해서도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과 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이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중국 위안화의 저평가는 세계시장에서 미국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외적자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미국의 기본인식이다. 따라서 중국이 거대한 무역흑자가 축적되는 속도에 맞게 위안화의 신속하고 보다 큰 폭의 절상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 중국이 그동안 점진적 평가절상을 용인해왔지만 미국 측으로서는 그런 조치가 감질나므로 한꺼번에 절상하라는 주장이다. 폴슨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뿐 아니라 투자, 금융, 서비스 개방 및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중국 내 경제 문제도 광범위하게 언급했다. 그는 국부펀드 운용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보다 광범위하게 시장주의의 원칙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그는 “중국 정책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중국의 경제발전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경고성 발언까지 했다. 구티에레즈 장관도 이날 워싱턴의 한 회동에 참석해 중국 일각에서 무역과 투자와 관련, 보호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면서 이것이 미국은 물론 중국 경제에도 해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12월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연례 상업무역합동위원회’ 회동에서 미국과 중국은 위안화 절상 문제를 비롯, 여러 경제 현안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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