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부 개입 약발… 최악 상황은 막았다

장중 한때 185포인트 급락... 기관 9,000억원 이상 사들이며 방어 나서


최근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통제불능의 국면에 빠지면서 국내 증시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쇼크에 이어 글로벌 정책당국에 대한 불신까지 확산되면서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투매에 나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전혀 예측을 할 수도 없고 극단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이른바 ‘팻테일(Fat Tail) 리스크’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련기사 2ㆍ3ㆍ4ㆍ5ㆍ6ㆍ12ㆍ17ㆍ18ㆍ19면 9일 증시 안팎에서는 개장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투자자들은 전날 미국 증시가 5% 넘는 폭락세를 연출하자 국내 증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장 개장하자 마자 코스피지수는 61.57포인트(3.29%) 하락세를 보인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하락폭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급기야 오전 11시21분에는 전날보다 무려 184.77포인트(9.88%)나 폭락하면서 20분간 현물시장 거래를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직전까지 갔다. 이에 따라 지수도 순식간에 1,684.68포인트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지난 3월10일 이후 최대 수준인 1조1,758억원 어치를 내다 파는 등 적극적으로 투매에 나선 탓이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과 코스닥스타지수, 코스닥스타선물 등은 장 초반부터 5~9% 이상 급락하며 전날에 이어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에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한때 10% 이상 하락하며 이틀 연속 20분간 거래를 제한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식시장이 장 시작과 더불어 급발진과 급제동을 거듭한 셈이다. 이처럼 증권시장이 통제불능의 상황에 빠지자 정부당국이 긴급진화에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오전 10시 자본시장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모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힘써줄 것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의 독려는 시장에서 바로 효과를 발휘했다. 연기금과 투신 등 기관투자자가 9,152억원을 매수하며 주식시장을 전례 없는 폭락 상황에서 구해낸 것이다. 정부의 긴급조치에 따라 장 초반 매수세가 미미했던 기관투자자들은 연기금(5,055억원), 투신(2,651억원), 증권(662억원) 등 대부분 적극 매수로 돌아서며 낙폭을 줄였다. 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주가는 오후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안정을 찾아갔다. 장 마감 10여분 전인 오후 2시42분에는 코스피지수 하락폭이 40.82포인트까지 줄어들며 지수가 1,828.63까지 회복됐다. 하루 지수 변동폭이 무려 143.95포인트에 달한 셈이다. 결국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10포인트(3.64%) 하락한 1,801.3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9.81포인트(6.44%) 내린 432.88에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60전(0.52%) 오른 1,088원10전에 마치며 6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원ㆍ달러 환율은 6일 동안만 무려 37원60전이나 상승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매우 높은 만큼 섣불리 움직이기 보단 글로벌 정책 공조가 나올 때까진 당분간 차분히 지켜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증시 안전판 역할은 할 수 있지만 그들의 힘만으로 외국인 매도공세를 모두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당분간은 변동성이 아주 높은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글로벌 정책방안이 나올 때까지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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