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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싸움'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가 17일 오후(한국시간)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143회를 맞는 올해 브리티시 오픈은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리버풀GC(파72·7,312야드)에서 열린다. 브리티시 오픈은 바닷가에 조성된 영국의 8개 링크스 코스(스코틀랜드 5곳, 잉글랜드 3곳)에서 번갈아가며 열린다. 이 가운데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97만5,000파운드(약 17억원)의 우승상금과 함께 우승트로피인 은제 술 주전자 클라레 저그를 품으려는 세계 정상급 선수 156명이 샷 대결을 펼친다.
최대 관심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의 우승 여부다. 우즈가 2008년 US 오픈에서 메이저대회 14승째를 거뒀을 때 6년 넘게 메이저 승수를 쌓지 못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메이저 18승을 거둔 잭 니클라우스(미국)와의 시간 경쟁에서도 뒤처지기 시작했다. 우즈는 지난 3월 말 허리 수술을 받고 3개월간 공백기도 가졌다. 지난달 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론스 내셔널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2라운드를 마친 뒤 컷오프됐다. 마스터스와 US 오픈을 건너뛰어 이번이 올 시즌 첫 메이저 출전이다.
하지만 올해 대회가 로열리버풀GC에서 다시 열린다는 점이 우즈의 우승 가능성을 깎아내릴 수 없게 한다. 이곳에서 가장 최근 브리티시 오픈이 열린 2006년 우승자가 바로 우즈였기 때문이다. 당시 우즈는 깊은 러프와 83개의 벙커로 무장한 코스에서 72홀을 도는 동안 드라이버를 딱 한 차례만 잡는 전략으로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특히 4개의 파5홀에서 이글 2개를 포함해 14타를 줄였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3승(2000·2005·2006년)을 차지한 우즈의 우승 변수는 몸 상태와 실전 감각이다. 지난 12일 일찌감치 대회장에 도착한 그는 연습 라운드를 한 뒤 "점점 건강해지고 있고 스윙은 빨라지고 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경쟁자들과의 대결에서도 이겨야 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우승 후보는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 디펜딩 챔피언 필 미컬슨(미국), 홈 코스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등이다. 스콧은 2012년 대회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어니 엘스(남아공)에 내주고 준우승했지만 지난해에도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링크스 코스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20번 도전 만에 지난해 처음으로 클라레 저그를 들어 올린 미컬슨은 "두 번째 우승은 훨씬 쉬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로즈는 직전 참가한 PGA 투어 퀴큰론스 내셔널과 유럽 투어 스코티시 오픈을 잇달아 제패하며 물오른 감각을 뽐내고 있다. 메이저 2승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세계 2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도 복병으로 꼽힌다.
최경주(44·SK텔레콤), 양용은(42·KB금융그룹), 케빈 나(31), 김형성(34·현대자동차), 정연진(24), 장동규(26), 김형태(37), 안병훈(23) 등 8명의 한국계 선수들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