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성ㆍ언쟁ㆍ삿대질… 난장판 된 정개특위

우 "車떼기 黨과는 말 안통해"…한 "우린 측근비리 黨과 달라" 23일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야3당의 심야 선거법 기습상정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 고성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극한 대치의 현장으로 변했다. 야3당은 소선거구제와 지역구 증원 등 7개항을 표결로 처리하려 했지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점거한 채 결사적으로 저지했다. 특히 기습 상정의 효력을 놓고 한나라당은 "선거구 획정 기준이 된다"고 밝힌 반면 우리당은 무효라고 주장, 향후 선거법 처리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본회의 직후 열릴 예정이었지만 우리당의 회의장 점거로 밤 늦게까지 공전됐다. 상황이 급변한 시각은 밤9시10분께. 한나라당 소속 목요상 위원장이 야당 의원들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 "법안을 상정하고 대체토론은 유인물로 대체한다"고 기습 선언해 버렸다. 회의장에서 비상대기중이던 우리당 장영달 김희선 의원 등이 목 위원장에게 달려들어 마이크를 빼앗고 육탄 저지하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우리당 정동영 의원이 "날치기 하면 3당 다 망해. 하려면 지하주차장 가서 하라"고 고함치자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날치기 안 해. 이렇게 막는 게 개혁이냐"고 삿대질을 했다. 결국 우리당 의원들은 야3당 의원들과의 집단 몸싸움 끝에 목 위원장을 회의장 밖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야3당은 위원장실로 자리를 옮겨 문을 걸어 잠근 채 자체 회의를 갖고, 상정안을 선거구 획정위로 넘겨 최종 획정안을 받은 뒤 26일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 목 위원장은 오후 10시께 일방적으로 산회를 선포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이경재 의원은 "24~26일까지 여야간 타협을 시도하겠다"며 "획정위와도 이 기준을 적용키로 양해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당측은 심야 긴급의총을 갖고 "날치기이므로 상정 자체가 무효"라고 당론을 정했다. 천정배 의원은 "설사 상정이 됐다 하더라도 의결이 안됐는데 어떻게 획정 기준이 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김근태 원내대표 등 우리당 의원 30여명은 본회의 직후인 오후 4시30분께부터 정개특위로 몰려와 위원장실과 회의실을 점거한 채 회의를 원천 봉쇄했다. 위원장석을 차지한 김희선 의원은 목 위원장이 "그 자리에 앉았으니 통과시키든 알아서 하라"고 쏘아 붙이자 "국민의 뜻을 받들어 앉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목 위원장이 겨우 마이크를 잡아 "원내총무간 협의를 한번 더 한 뒤 안 되면 표결하겠다"고 밝혔지만 김 원내대표는 "표결로 지역구를 늘리면 중대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자리를 비키라"는 야3당 의원과 우리당 의원간 줄다리기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경재 의원이 "왜 표결 하기로 해 놓고 속임수를 쓰느냐"고 공격하자 우리당 신기남 의원이 달려와 "난 그런 적 없다"고 고함을 쳤다. 우리당 이해찬 의원은 "`차떼기`하는 정당과는 말이 안 통한다"고 비꼬았고 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은 "측근이 모조리 비리를 저지른 당과는 다르다"고 반격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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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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