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성장속도 떨어져도 개혁 속도낸다

리커창 '중속성장' 추진 강조 통화완화정책 통한 부양보다<br>그림자금융 해결 집중 전망 "7.5% 성장 목표 충분히 달성"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 경제의 고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며 경제개혁을 통한 '중속성장'을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성장률 하락에 흔들렸던 '시리체제'의 경제개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는 12일 하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다롄의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중국 경제는 (경제개혁을 통한) 제2의 성장기에 돌입했다"며 "금리와 환율을 계속 손보며 자본계정 개방을 통해 위안화 완전 태환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금융개혁의 어려움도 솔직히 토로했다. 그는 "시스템이 매우 복잡한 금융이 중국 경제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국 개혁이 가장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말은 섀도뱅킹(그림자금융) 등 중국 경제개혁의 저항세력이 금융권에서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일 리 총리는 기업인 좌담회에서 통화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치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신용팽창 리스크를 간과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자를 늘리고 통화완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미래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말은 경기가 8% 성장 목표에 매달렸던 시기를 지나 고 중속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을 인정한 만큼 경기가 어느 정도 하강국면을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 변경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8년 이후 풀려 있는 시중 유동성과 신용팽창 리스크를 키우는 그림자금융에 대한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은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나타나며 신용팽창 리스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8월 사회융자총액은 1조5,700억위안으로 전월(8,088억위안)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광의통화(M2) 증가율도 14.7%로 지난 3개월 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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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총리는 최근 경기가 하락국면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7.5% 성장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회복의 기초가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투자와 소비ㆍ무역 성장률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중앙 재정수입 역시 지난 수년 이래 드물게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 총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개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5%의 성장률이 과거보다 낮은 것은 맞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것"이라며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성장이 고속에서 중속으로 바뀌는 것은 경제발전의 법칙에도 맞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경제발전의 단기처방을 거두고 '개혁'이라는 장기적인 처방을 선택했다며 ▦공업화 도시화를 통한 내수시장 성장 ▦개혁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경제구조의 최적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와 함께 오는 11월 열리는 중국공산당 18기 당중앙위원회 3차회의(3중전회)에서 정부의 기능을 민간에 넘기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조정이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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